서부지법 난입 시위대, 언론사 취재진까지 폭행·협박

연합뉴스 2025-01-20 00:00:11

연합뉴스·KBS·MBC·MBN 등 다수 피해…법적조치 방침

윤 대통령 지지자들 난입으로 파손된 서부지법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취재기자들에게도 폭행과 협박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외에도 KBS와 MBC, MBN 취재진 등이 서부지법 난동 사건을 취재하던 중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폭행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사진 기자인 A 기자는 이날 새벽 3시께 서부지법 후문에서 현장을 촬영하던 중 카메라를 뺏으려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욕설하고 폭행을 가하는 상황에 처했다.

목에 걸고 있던 사원증을 강제로 뜯긴 A 기자는 상황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인근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촬영을 이어갔으나 지지자 8명가량이 따라왔다.

이들은 A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옥상 밖으로 던지려 하는가 하면 메모리카드를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A 기자는 상황이 다소 잠잠해진 뒤에야 메모리카드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비슷한 시각 서부지법 후문 인근에서 취재하던 연합뉴스 사회부 B 기자도 흥분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였다.

휴대전화 단체대화방 내용을 엿보고 기자임을 확인한 이들은 B 기자 멱살을 잡아 길모퉁이로 끌고 간 뒤 휴대전화 초기화를 요구했다.

B 기자가 사진첩을 모두 지우겠다고 했으나 지지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며 휴대전화 초기화를 강제하고, B 기자의 명함까지 가져갔다. B 기자는 "명함을 안 주면 안 될 것 같은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KBS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가 공격을 당해 고가의 영상송출장비가 파손되고 MBN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도 폭행과 함께 메모리카드를 강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 역시 집단 구타를 당했고 메모리카드 등 장비를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소속 기자들에게 이 같은 폭력을 행사한 성명 불상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

away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