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올랐지만 고환율·고유가 타격…아시아나·티웨이는 부진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한항공 등 6개 항공사가 다음 주부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별로 실적이 엇갈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행 수요 회복으로 매출은 일제히 올랐지만, 고환율·고유가 기조의 영향을 극복하지 못한 항공사들은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됐다.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은 여객·화물 분야 특화 전략이 주효해 전년보다 좋은 성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이용해 최근 석 달 치 증권업계 전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16조2천133억원, 영업이익 1조9천483억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2%, 영업이익은 22.8% 증가한 수치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대한항공은 연간 최대 매출(14조5천751억원)을 낸 2023년을 넘어 최대 기록을 쓰게 된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2022년(2조8천836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코로나19 전인 2019년(2천863억원)의 약 7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주·비즈니스·화물 등 대형 항공사(FSC) 고유의 영역에서 초호황이 이어지고 있고, 대한항공은 미중 갈등 심화의 반사 수혜로 태평양 노선에서 중국 FSC의 수요를 뺏고 있다"며 "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부상하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과 합병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연간 실적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5조2천481억원, 영업이익은 665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4%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5분의 1에 그쳤다. 유류비와 환율 상승에 따른 정비·운항비용 증가에 지난해 1, 2분기 연속 적자(총 영업손실 624억원)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 연간 매출은 6조원대 후반, 영업이익은 1천억원대 중반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역대 최대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4천7억원)의 절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LCC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 (1조8천870억원·11%↑)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1천370억원으로 15.3% 줄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제주항공은 작년 2분기 고환율과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95억원을 냈다.
최근 무안공항 사고는 제주항공의 올해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항공편을 최대 15% 줄여 운항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작년 매출이 1조5천360억원으로 1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 감소한 510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유럽 노선에 취항하며 영업 비용이 급증한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 1조4천472억원(13.3%↑)에 영업이익 1천712억원(6%↓)을 거뒀을 것으로 집계됐다. 진에어는 지난해 2분기 환율 상승과 판매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94.9% 감소한 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에어부산은 작년 매출 1조100억원(13.4%↑), 영업이익 1천610억원(0.8%↑)으로 LCC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력인 일본 노선에서 견고한 수요 흐름을 이어가며 중화권, 동남아 노선 공급도 늘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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