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우스'·LG '엑사원'…"인적관리·수익성에 긍정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삼성과 LG가 자체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을 통해 업무 효율화 등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각 기업의 AI 모델 성능이 향상되면서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 도입과 제품 출시 등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 AI 연구원은 작년 12월 최신 AI 모델인 '엑사원(EXAONE) 3.5'를 공개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엑사원'(ChatEXAONE) 서비스를 시작했다.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챗엑사원은 임직원이 사내 보안 환경 내에서 내부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무료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기업용 AI 에이전트다.
LG AI 연구원은 임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AI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LG트윈타워에서 챗엑사원 체험 및 시연 팝업을 운영했다.
지난 15일 팝업을 찾아 챗엑사원을 체험해 보니 오픈AI의 쳇GPT와 가장 큰 차이점으로 업무 개인화를 꼽을 수 있었다.
사용 전 ▲ 마케팅 및 기획 ▲ 행정 및 인사 ▲ 구매 및 영업 ▲ 디자인 및 크리에이티브 등 직군을 선택하고, 구체적인 업무 역할을 지정하면 적합한 추천 질문이 제시된다.
복합적인 질문을 단계별로 추론해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딥'(Deep) 기능과 정보의 출처를 선택할 수 있는 '다이브'(Dive) 기능으로 맞춤형 답변을 얻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팝업이 열린 사흘간 LG트윈타워에 근무하는 임직원의 3분의 1 수준인 2천247명이 방문할 만큼 직원들의 관심도도 높았다. 챗엑사원의 이용자 수는 작년 12월 9일 출범 후 1만7천명을 넘었다.
정보기술(IT) 보안 업무를 하는 김지훈 LG전자 책임은 챗엑사원을 체험하고 "보안 업무는 최신 동향이 중요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기본"이라며 "챗엑사원을 활용하면 다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며 만족을 표했다.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LG 계열사의 국내 사무직은 8만여명으로, 이 중 2만명 정도가 활발히 사용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잡았다"며 "조기에 이 수치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말 업무용 AI '삼성 가우스'를 공개하고, 작년 11월 '삼성 가우스2'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삼성 가우스2는 언어·코드·이미지 통합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모델로, 이전 모델과 달리 여러 가지 데이터 유형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삼성 가우스는 현재 삼성전자 직원들의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부터 삼성 가우스를 콜센터에도 적용해 상담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요약하는 등 상담원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기업들은 업무 환경을 넘어 생성형 AI를 자사 제품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의 기반 기술을 갤럭시 등 제품에 단계적으로 탑재해 나가고, LG전자도 2025년형 LG 그램에 엑사원 온디바이스 모델을 적용하는 등 계열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엑사원을 적용할 예정이다.
생성형 AI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제품 연구·개발 등에 들이는 시간이 줄어들어 기술 도입과 제품 출시가 빨라지는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생성형 AI 활용으로 직원의 업무 역량이 강화되면 인적 관리 면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AI의 잠재 능력을 볼 때 사업 확장 등 수익성 차원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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