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탄핵·트럼프 2기…재계 총수들, 설연휴에도 경영전략 고심

연합뉴스 2025-01-19 06:00:09

이재용·최태원, 국내서 경영구상…정의선, 트럼프 대응전략 마련

구광모·신동빈·김승연 등, 올해 사업전략 검토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장하나 김보경 기자 = 이달 말 1주일 가까이 이어지는 설 연휴(27∼30일)에 재계 총수들은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올해 경영 구상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는 경기침체, 탄핵정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비우호적인 경영 변수들이 산적해 총수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계 신년회 참석한 주요 그룹 총수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통상 설·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해 왔다.

다만 올해는 다음 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초부터 경제계 신년 인사회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출장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만큼 연휴에는 국내에 머물며 짧은 휴식을 취하고 사업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최종현학술원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한 뒤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광모 LG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현대가(家)는 통상 신정에 차례를 지낸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정 회장은 이에 대응할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6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올해도 잘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지만 우리에게 닥쳐올 도전들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순신 장군 같은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이달 초 주요 그룹 중 가장 먼저 24조3천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힌 터라 이에 대한 전략도 짤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고객 가치 확대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드릴 것"이라며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선 회장·최태원 회장·신동빈 회장·김승연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가족과 연휴를 보내며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명절에는 한국와 일본의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 경영에 집중해왔다.

신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고강도 쇄신과 핵심사업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만큼 위기 돌파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도 외부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을 할 예정이다.

이중 정용진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