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입법과제 발표, 이재명-은행권 간담회…"강경 일변도 자제"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여야 지지율 흐름에 긴장감을 보이면서 '신발끈'을 고쳐 매려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소홀하다고 지적돼 온 경제와 외교·안보 이슈에 주력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전개될 조기 대선 국면에 대비하는 태세다.
민주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오차범위 내 역전이 발생한 현상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여야의 지지율 역전이 '보수 응답자의 과표집'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권 교체라는 당의 목표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판단 아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절대 가볍게만 보지는 않는다"며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보수층이 먼저 결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아직도 중도층 등으로부터 완전한 신뢰를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확장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 "이제 경제와 민생에 집중할 때"라면서도 윤 대통령 체포나 '내란 특검법'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그는 비공개 회의에서 "품위를 지키자"며 의원들에 언행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기조 아래 민주당은 오는 20일 민생경제회복단 회의에서 '민생 입법과제' 발표를 준비 중이다.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 재발의, 간접고용자 임금 착취 해결을 위한 파견근로자 보호법 개정,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를 열어 소상공인과 금융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상생 금융을 확대해달라고 은행장들에 당부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외교 관계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영배·조정식·홍기원 의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전날 출국했다. 이들은 미국 정계 인사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한미 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출국 전 회견에서 밝혔다.
민주당이 최근 염승열 미국 뉴욕주 변호사를 공석이던 당 외신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도 '대외관계 챙기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움직임은 계엄·탄핵 정국에서 보인 대여(對與) 강경 투쟁 모드를 정국 안정과 민생 챙기기로 전환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 체포와 내란 특검법의 국회 통과까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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