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독주 반사효과', '지지층 결집' 해석 분분…"尹과 제때 이별해야"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반등에 일단 반색하면서도, 그 배경에 주목하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계엄·탄핵 사태로 궤멸 직전이라는 평가를 받던 처지에서 자력으로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기보다는, 여권의 위기에 따른 지지층 결집과 야당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계엄·탄핵 직후인 지난달 중순 24%에서 이달 중순 3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8%까지 올랐다가 36%로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나 정권교체에 대한 찬성 여론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에서 여야 지지율 움직임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박수영 의원은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특별히 잘한 것은 없다"며 "대선에 마음이 급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꾸 서두르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카톡 검열' 논란 등 실수를 연발한 결과라고 말했다.
야당의 탄핵 연발에 이어 올해 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절차적 논란 속에서도 윤 대통령 체포 등을 강행하고, 야권이 '내란 특검법'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여론의 거부감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도 싫지만, 이재명 대표는 더 싫다는 정서가 있다"며 "이 대표의 집권을 위해 올인하는 야당에 대한 반감이 여당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당이 위기 상황에서도 분열하지 않고 결집해 있는 모습에 지지층이 반응해준 결과"라며 "앞으로가 중요하다.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여론조사 응답자 표집 등을 고려할 때 강성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응답하면서 만들어진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 최근 2주간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강성 보수 성향의 지지를 받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선두로 나선 점 역시 이 같은 '착시 효과'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반영된 여론조사 수치에 취해있다가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할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계기로 여론이 또다시 어떤 방향으로 출렁일지 알 수가 없다"며 당장의 지지율 동향에 '신중론'을 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 국면에서 여당 지지율이 회복되는 것은 대중이 '이재명 민주당'의 대항마를 바란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대선까지 지지율 추세를 끌고 가려면 윤 대통령과 적기에 이별하고, 중도층의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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