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고별 인터뷰…"인태지역 핵심목표 집중못해" 아쉬움

연합뉴스 2025-01-18 17:00:13

블링컨 고별 인터뷰…"인태지역 핵심목표 집중못해" 아쉬움

아프간·우크라·가자 등 '3대 위기'에 에너지 분산 한탄

"두어개만이라도"…트럼프, 바이든 정책 다 무너뜨릴라 우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0일(현지시간) 퇴임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AP통신과의 고별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외교정책들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이어가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그가 근무하는 마지막 평일인 17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 7층 장관실에서 인터뷰에 응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문제 해결,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 등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팀이 노력을 기울여 온 핵심 과제들을 차기 행정부가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1기 집권기에 이어) 우리(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왔을 때, 우리는 심각하게 마모된 상태인 동반자관계와 동맹관계를 물려받았다"며 트럼프 1기의 상황을 회상하며 "그러니, 만약 과거가 서막이라면, 걱정거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트럼프 2기 행정부)이 사안들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는 모르고, 알 수도 없다"며 다만 "두어개 지점"에서는 이번 정권교체 전후에 연속성이 있을 수 있으며 또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4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 파트너십 강화와 한미일 3각 공조체제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방위 파트너십 강화에 힘을 기울여 왔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비판적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영명한 지도자", "천재" 등으로 칭송해왔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는 상반된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그러나 트럼프 정권인수팀의 중동 특사 내정자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협정을 바이든 행정부가 중개하는 데 깊이 관여하는 등 정권교체 전후로 미국의 외교적 목표가 어느 정도의 연속성은 유지할 것이라는 조짐도 없지 않다.

블링컨 장관은 "가장 잘 짜여진 계획들이 있다. 물론 차기 행정부가 이를 들여다보고 그에 의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선택지는 존재한다. 적어도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고 변화를 주는 데 좋은 기반이 될지는 그들이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중심으로 삼으려던 우선순위들이 세계 정세 격변으로 흐트러졌다고 한탄하면서, 임기 중 일어난 3건의 위기를 꼽았다.

트럼프가 2020년 결정했으나 실행은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23년 가자 전쟁 등으로 시간과 에너지가 분산되면서, 원래 설정했던 핵심 목표들,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핵심 목표들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 3건의 위기에 대해 "우리가 들어올 때 집중하기를 원했거나 집중해야만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하지만 블링컨 재임기는 그 3건의 위기로 기억될 공산이 크며, 이에 대해 그는 칭송과 강한 비판을 함께 받았다"고 평가했다.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