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뇌의 최종 진화단계는 '초지능 AI'…'지능의 기원'

연합뉴스 2025-01-18 11:00:12

끝나지 않은 2차대전 '야만 대륙'·독소전쟁의 전범들 '히틀러와 스탈린'

지능의 기원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 지능의 기원 = 맥스 베넷 지음. 김성훈 옮김.

인간 지능의 기원을 탐구하고 인공지능(AI)의 미래를 통찰하는 책이다.

미국의 글로벌 AI 기술회사 알비(Alby)를 창립한 저자는 인간의 뇌가 단순한 조종에서 시작해 언어를 사용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총 다섯 번의 혁신을 거쳤다고 말한다.

5억5천만년 전 뇌는 단순히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거나 포식자를 피하도록 생물을 '조종'하는 역할을 했다. 5천만년이 지난 뒤 척추동물의 뇌는 '강화학습'을 통해 보상을 예측하고, 호기심을 가지며, 패턴을 인식하게 됐다.

이어 초기 포유류 뇌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됐고, 영장류의 뇌는 사회적 협력과 정치적 계산까지 가능하도록 발전했다.

결국 인류가 등장하면서 뇌는 '언어'를 통해 복잡한 사회적 협력과 문화적 전파까지 가능하게 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AI와 인간의 상호작용이 완전해지면 뇌의 여섯 번째 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인공초지능'이라고 부르면서,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 디지털 매체에서 새로운 형태의 지능을 창조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면서 인공초지능은 인간 지능의 흔적을 기반으로 탄생하지만, 그 발전 속도와 방향은 기존의 진화적 패턴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더퀘스트. 536쪽.

야만 대륙

▲ 야만 대륙 = 키스 로 지음. 노만수 옮김.

2012년 출간돼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으로, 13년 만에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대중 역사서 저술가인 저자는 전 유럽을 피로 물들인 제2차 세계대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대전 후 유럽은 폭력과 혼란으로 가득 찬 새로운 전장으로 변해 헤아릴 수 없는 폭력과 만행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나치에 협력한 이들은 고문당하거나 살해됐고, 수백만 명의 독일 여성이 강간당했으며, 독일인뿐만 아니라 소수민족도 박해를 받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복수가 단순히 개인적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된 결과라고 단언한다.

유럽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 청소와 민족 학살은 '인종적으로 균질한 국가'를 세우기 위한 강압적 수단으로 사용됐고,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가장 큰 상흔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동의 분쟁과 발칸반도의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도 2차 대전이 남긴 후과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여기에 더해 일본 천황제 군국주의가 일으킨 태평양 전쟁 종결 직후의 아시아 상황도 유럽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섬뜩한 예측을 내놓는다.

글항아리. 640쪽.

히틀러와 스탈린

▲ 히틀러와 스탈린 = 로런스 리스 지음. 허승철 옮김.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한 전장이었던 독일과 소련의 전쟁(독소전쟁)을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복원해 전쟁의 본질과 독재 체제의 폭력성을 조명한 책이다.

영국의 역사 작가인 저자는 "독소전쟁은 결코 영광스럽지 않았으며, 모든 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더러운 전쟁"이었다고 말한다.

전 세계를 나치의 위협에서 구한 영웅적 이야기가 아니라, 나치즘과 공산주의라는 허상의 유토피아를 추구하며 무수한 사람들을 희생시킨 죄악이었다고 비판한다.

책은 전쟁에 연루된 범죄자, 피해자, 생존자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통해 독소전쟁의 실체를 재구성했다. 전쟁의 영웅적 서사 뒤에 숨겨진 소수자의 고통과 약자의 희생, 국가 체제의 위선을 낱낱이 드러낸다.

저자는 특히 히틀러와 스탈린의 유사점에 주목한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국민을 공범으로 포섭해 체제의 폭력을 정당화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독재와 대중 선동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지적한다.

페이퍼로드. 888쪽.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