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 의뢰자 서류 조작해 실제 가족 아닌 베트남인들 불법 입국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우리나라로 귀화한 베트남인이 '베트남 가족 초청 대행' 간판을 내걸고 거짓 서류로 엉뚱한 베트남인들을 초청해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범행을 저질러 결국 처벌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베트남에서 귀화한 A씨는 2018년께 베트남에 있는 브로커와 짜고 한국으로 입국하고자 하는 베트남인들이 마치 한국에 있는 귀화자들로부터 초청받은 것처럼 서류를 꾸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페이스북에 '베트남 가족 초청 대행'이라고 광고하며 귀화자들로부터 기본증명서 등 초청에 필요한 서류를 받은 뒤 브로커에게 건넸다.

브로커는 현지에 있는 베트남인들이 한국에서 초청받은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베트남인들을 입국시켰다.

결국 A씨를 믿고 가족 초청 대행을 의뢰한 귀화자들은 '진짜 가족'이 오히려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A씨와 브로커의 범행으로 입국한 '가짜 가족'은 입국한 뒤 불법체류자로 전락했다.

법정에 선 A씨는 책임을 모두 브로커에게 떠넘기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이 사건 범행은 대한민국의 외국인 출입국관리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관리가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사회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기보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여 비록 초범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엄벌에 처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며 실형을 내렸다.

A씨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재판부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며,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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