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가까운 별 74개 근처에서 '외계혜성 벨트' 이미지 포착"

연합뉴스 2025-01-18 07:00:15

국제연구팀 "암석·얼음으로 된 다양한 구조의 외계혜성 벨트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별 74개 주위에 있는 외계행성계(exoplanetary systems)에서 별을 공전하고 있는 암석과 얼음 등으로 이루어진 외계혜성 벨트(exocomet belts)의 다양한 구조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처음 포착된 다양한 구조의 외계혜성 벨트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루카 마트라 교수팀은 18일 과학 저널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서 74개의 가까운 별 주위를 돌고 있는 외계혜성 벨트와 벨트 내부의 작은 돌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포착된 외계혜성 벨트 사진에는 막 탄생한 별부터 태양처럼 더 성숙한 항성까지 다양한 나이의 별을 공전하고 있는 다양한 구조의 혜성 벨트들과 그 안에 있는 밀리미터(㎜) 크기 이상의 돌들이 반사하는 빛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칠레 사막에 있는 대형 전파망원경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와 하와이에 있는 전파망원경 '서브밀리미터 집합체'(SMA)로 주변 별을 관측하는 프로그램(REASONS)을 통해 이루어졌다.

REASONS 연구는 지구에서 가까운 별 주위에 있는 74개 외계행성계의 구조를 탐사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파망원경 66개가 연결된 ALMA와 전파망원경 8개가 연결된 SMA를 이용해 밀리미터파와 서브밀리미터파를 관측한다.

관측 결과 74개 외계행성계의 중심별 주위에는 수십~수백 천문단위(AU=태양-지구 거리. 1AU는 1억5천만㎞) 떨어진 거리에 다양한 구조의 크기의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외계혜성 벨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트라 교수는 "외계혜성은 최소 1㎞ 크기의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서로 부딪혀 ALMA와 SMA로 관측 가능한 자갈·모래 크기로 부서진다"며 "이런 물질로 이루어진 외계혜성 벨트는 외계행성계의 최소 20%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외계혜성 벨트의 온도는 영하 250~150℃로 매우 낮아 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화합물이 얼어붙은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공동연구자인 영국 엑서터대 세바스티안 마리노 박사는 "포착된 외계혜성 벨트 이미지들은 띠의 구조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부는 태양계의 카이퍼 벨트(Kuiper belt)처럼 좁은 고리형태이고 더 많은 벨트는 원반 형태를 띤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일부 외계혜성 벨트에는 여러 개의 고리·원반이 있고, 그중 일부는 타원을 이룬다며 이는 아직 감지할 수 없는 외계행성이 존재하고 그 중력이 벨트 물질의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 데이비드 윌너 박사는 REASONS 데이터가 외계혜성 벨트와 외계행성계의 탄생과 진화 연구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칠레에 건설 중인 39m 극대망원경(ELT) 등에도 후속 관측을 통해 외계혜성 벨트의 세부사항을 연구할 토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 출처 : Astronomy and Astrophysics, Luca Matra et 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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