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기업들도 잇따라 약속 뒤집고 기후대응서 발 빼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녹색금융을 위한 중앙은행·금융감독기구 간 글로벌 협의체인 녹색금융협의체(NGFS)에서 탈퇴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연준은 NGFS 및 회원들과의 협력 관계를 높이 평가해왔다"면서도 "NGFS가 활동 범위가 점차 확장돼 연준의 법적 권한을 벗어나는 광범위한 사안들을 다뤄왔다"라고 탈퇴 배경을 간략히 설명했다.
NGFS는 중앙은행 및 감독기구의 기후변화 리스크 관련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2017년 12월 설립된 국제협의체다.
NGF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90개국 144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도 지난 2019년 가입했다.
연준의 NGFS 탈퇴는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둔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난 9일 '넷제로(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I)에서 탈퇴한다고 밝히는 등 월가 주요 은행과 금융회사들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최근 기후대응 조직에서 잇따라 탈퇴를 발표하고 있다.
일반 기업체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프로그램 등에서 대거 발을 빼는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과학자들의 주장을 일축해왔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