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신년하례회에 여야 대거 참석…"대화·타협" 한목소리

연합뉴스 2025-01-18 00:00:41

국민의힘 권영세·권성동 등 지도부 참석…"책임통감, 제도적 걸림돌 신속제거"

민주 이재명·박찬대 '일정상' 불참 대신 축전…"정부, 의료계에 귀 기울여야"

2025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권지현 기자 = 의정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가 17일 공동개최한 신년하례회 행사에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대화를 통한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의료계가 사태 해결을 위한 전공의 수련특례 등 정부 유화책을 사실상 일축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당 지도부는 물론 해당 국회 상임위원회 의원들도 자리해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 50분가량 진행된 신년하례회에는 김택우 의협회장, 이성규 병협회장, 의협 부회장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 의료계 대표 인사들을 포함해 모두 60여명이 참석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를 포함해 13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남인순, 강선우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5명 참석했고 개혁신당에서도 이준석, 이주영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 참석과 달리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사건' 재판 출석으로, 박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특검법 협상을 위한 국회 대기 등으로 참석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이들은 축전을 보냈다.

지난 14일 취임한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인사말에서 "미증유의 의료대란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하겠다"면서도 정부를 향해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의학교육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해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더 이상의 시간 끌기식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조속히 결자해지의 의지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여야 인사들은 대화를 통한 신뢰 회복과 신속한 의료공백 해소를 주문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없다는 점, 더 이상 의료공백이 길어지게 놔둘 수 없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대화와 소통을 이어 나간다면 분명히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와 의정 현안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모든 준비가 돼 있으며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인 전공의·전임의 현장 복귀, 의료 교육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제도적 걸림돌을 신속히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강한 대화 의지와 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갖고 있고 원내대표로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며 "불신이 쌓였지만 정부도 국민의힘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으니 대화하자"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축전에서 "지난 한 해 대한민국 의료는 전례 없는 위기 국면을 지나왔다"며 "민주당은 의료계와 함께 의료대란 극복에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또 "환자의 생명을 살리려 자기 생명을 깎아가며 일하는 의료진이 없도록, 의료인들이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일하는 의료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민주당도 올 한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부가 무리하게 일방 추진한 의료 정책으로 인한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고, 의료인과 국민 모두 피해가 막심하다"며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문제 해결의 열쇠로, 정부가 의료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료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작년엔 박민수 2차관이 참석한 바 있다.

의협 측은 "신년하례회 초청은 전임 집행부가 진행했는데, 복지부도 초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fa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