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집 '신동엽 깊이 읽기'·헤밍웨이 단편선 '킬리만자로의 눈'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울지 않는 달 = 이지은 지음.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유아 그림책 부문 대상을 받은 이지은 작가의 첫 소설이다.
달은 자기를 향해 수없이 쏟아지는 인간들의 기도 소리에 지겨워하며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불현듯 알 수 없는 이유로 땅에 떨어진다.
어리둥절해하던 달은 자신이 떨어진 곳 근처에서 죽은 엄마의 시신 곁에 울고 있는 갓난아기를 발견한다. 달은 아기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낀다.
그런 달과 아기 앞에 '카나'라는 이름의 늙은 늑대가 나타난다. 카나는 능숙하게 아기를 돌보고, 달은 이런 카나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책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던 달이 아기와 카나를 만나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모습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상기시킨다.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는 이야기와 조화를 이뤄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창비. 164쪽.
▲ 신동엽 깊이 읽기 = 신좌섭·맹문재 지음.
신동엽(1930∼1969) 시인의 삶과 문학에 관해 시인의 아들인 신좌섭(1959∼2024) 전 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과 맹문재 시인(안양대 국문과 교수)이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이다.
계간 문예지 '푸른사상' 2019년 봄호부터 이듬해 가을호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실린 신동엽 시인 50주기 특별 대담을 정리해서 수록했다.
총 다섯 부로 구성해 신동엽 시인의 생애, 시 세계, 장편서사시 '금강', 산문 세계, 시인의 배우자인 인병선 시인의 생애를 다뤘다.
신동엽 시인은 4·19 혁명의 정신을 노래한 시 '껍데기는 가라'와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장편 서사시 '금강' 등을 발표했다. 국내 참여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꼽힌다.
푸른사상. 256쪽.
▲ 킬리만자로의 눈 =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영목 옮김.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단편소설집으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57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헤밍웨이의 문체는 수식어를 최소화하고 간결하게 사실을 나열해 '하드보일드'로 불린다. 이런 특징 때문에 장편보다 비교적 짧은 호흡의 단편이 헤밍웨이의 진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있다.
표제작은 아프리카로 사냥을 떠났다가 다리를 다쳐 죽어가는 소설가 해리가 과거를 떠올리며 회한에 빠지는 이야기로, 죽음을 앞둔 인간의 심리를 특유의 문체로 표현했다.
이외에 '인디언 마을'과 '심장이 둘인 큰 강', '온 땅의 눈' 등 12편의 단편이 실렸다.
문학동네.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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