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소방청 지휘부 줄소환…'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조사

연합뉴스 2025-01-18 00:00:23

이상민 전 장관 참고인…허석곤 청장·이영팔 차장·황기석 본부장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관련 답변하는 허석곤 소방청장

(과천=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소방청 지휘부를 잇달아 소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14일 허석곤 소방청장을, 16일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을, 17일 이영팔 소방청 차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는 이들을 상대로 이 전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단전·단수를 위한 준비 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한겨레, 경향, MBC 등 진보 매체의 단전·단수를 이 전 장관이 지시했고, 지시받은 소방청장이 차장과 상의한 게 맞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질의에 "어떤 특정 몇 언론사에 대해 경찰청 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허 청장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달 3일 오후 11시 50분께 황 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항이 있었는지 확인한 뒤 서울에 상황이 많을 수 있으니 발생 상황을 잘 챙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는 서울소방본부 답변 자료를 지난 15일 공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만일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을 기해 계엄을 발동했을 것이고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이 전 장관이 실제로 경찰과 소방청에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면, 이런 윤 대통령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공범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momen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