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디사나야케 대통령 방중 성과…시노펙 정유공장 건설 유치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2년여 전 국가부도를 겪은 후 경제난 해소에 매진하는 스리랑카 정부가 최대 채권국 중국으로부터 5조원대 투자를 확보했다고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스리랑카 대통령실은 전날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중국 국영기업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이 스리랑카에 최첨단 정유공장을 건설하는 데 37억 달러(약 5조4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1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방중 기간 스리랑카 사상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확보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지역에 20만 배럴 용량의 정유공장이 건립되면 생산량의 상당 분량은 수출용으로 남겨 스리랑카 외환수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노펙의 이번 투자가 스리랑카 경제 성장은 물론 함반토타 지역 저소득층 생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스리랑카는 2019년 인도계 기업에 정유공장 건립 사업을 맡겼다가 이 업체의 착공 실패 후 계약을 파기했다. 이후 2023년 시노펙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내비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지난 15일 방중 첫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스리랑카의 경제건설을 지원키로 했고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좌파 성향의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지난달 인도를 찾은 뒤 두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2022년 5월 국가부도를 겪은 자국의 경제난 해소를 위해 매진하면서 자국을 상대로 영향력 확보 경쟁을 벌이는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 '실리 균형 외교'를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리랑카로선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경제 재건을 위해 자국 대외채무의 약 10%를 차지하는 최대 채권국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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