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필리핀 도발에 엄중 항의" vs 필리핀 "中해경선 침범 심각한 우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이 16일 차관급 대화에서 이견을 노출하면서도 긴장 완화를 위한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천샤오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테레사 라자로 필리핀 외교차관이 주재하고 양국 외교·국방·자연자원·해경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문제 양자 협상 메커니즘(BCM) 제10차 회의를 열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남중국해에서 상대방의 '도발'·'불법' 행위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항의하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의 후 성명에서 "최근 필리핀 측이 해상 침해 도발 활동을 하고 양국의 해상 분쟁과 관련해 논란을 부추긴 데에 엄중히 항의했다"며 중국과 아세안국가가 서명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 선언' 준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지속적으로 출몰하고 있는 중국 해안경비대의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또 최근 필리핀 EEZ 해상에서 '괴물'로 불리는 중국의 초대형 해경선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중국에 이를 철수할 것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법에 따라 관련 해역에서 순찰과 법 집행 활동을 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양국은 그러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히고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과 "해양 관련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해상 갈등과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며, 해경·해양 과학기술·환경보호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라자로 차관은 "해결되지 않은 도전과 이견에도 남중국해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외교적·실용적 협력을 위한 진정한 공간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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