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신중한 태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를 환영하면서 "장기적 안정을 위해 중요한 실질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휴전을 이끌고 가자 주민들의 고통을 끝내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화하는 모든 합의는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리자"며 아직 축하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도 표명했다.
전날 중재국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6주간 교전을 멈추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이 중재한 이 합의는 오는 19일 발효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협상 과정에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협상 타결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대립 지역의 장기적 안정화를 향한 중요한 실질적 조치"라고 말했다.
또 "레바논, 시리아, 예멘을 포함한 중동 지역 상황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문제의 포괄적인 정치적 해결 과정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를 이루면 가자지구 상황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주로 카타르와 이집트 외교관들의 끈질긴 중재 덕분에 이러한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하면서, 협상 막판 '차기 미국 행정부 대표'가 관여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가 휴전 합의에 참여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종식을 위한 행동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자국이 제시한 종전 해법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차기 미 국무장관 후보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려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미국도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분쟁 해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분명히 밝혔고, 우리는 이 입장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점령지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면 즉시 휴전하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 파벨 자루빈 기자의 텔레그램 영상에서 차기 정부 관료 후보의 발언을 미국의 공식 입장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아직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회담 준비를 위한 접촉은 없으며 미국 측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핵 시설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카타르에서 제한된 회담을 벌이고 있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전날 보도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러시아가 전 세계 항공사를 상대로 테러를 계획했다는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의 주장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대한 또 다른 근거 없는 비난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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