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 기회가 불행으로…존 스타인벡 소설 '진주'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넌 바보다 = 신형건 지음.
'너는 참 바보다. / 바보라고 불러도 화내지 않고 / 씨익 웃어 버리고 마는 너는 / 정말 정말 바보다. // -그럼 난 뭐냐? / 그런 네가 좋아서 그림자처럼 /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 나는?'(시 '넌 바보다' 중)
신형건 시인이 1984년 데뷔 이래 40년 동안 쓴 시 41편을 담은 시집이다. 표제작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바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집이지만, 동화를 연상시키는 그림들로 꾸며졌고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들이 수록돼 아이에게도 권장할 만하다.
수록된 시 '봄날'에서 어린아이인 화자는 무릎에 생긴 피딱지를 '까맣고 단단한 것이 꼭 / 잘 여문 꽃씨 같아요'라고 표현한다. 시 '친구가 되려면'의 화자는 '지우개와 친해지려면 / 글씨를 자꾸 틀리면 되지'라고 말한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아직 남아 있기에 나는 시를 계속 쓸 수 있다"고 적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연과 사물을 관찰하는 즐거움은 때때로 내게 뜻밖의 경이감을 선물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다. 그 경이로운 순간들을 누군가와 함께 느끼고 싶다."('시인의 말' 중)
끝없는이야기. 120쪽.
▲ 진주 =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멕시코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진주조개를 잡는 어부 키노는 가난한 살림살이 때문에 전갈에 쏘인 아들 코요티토를 치료하지 못해 좌절감에 빠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바다에 나간 키노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진주를 발견하고, 이 진주를 팔아 아들을 치료하고 가족과 함께 풍요롭게 생활하는 꿈에 부푼다.
그러나 키노의 기대와 달리 주변의 탐욕스러운 손길이 진주를 노리며 가족은 차츰 불행해진다.
마을 상인들이 담합해 진주를 헐값에 사들이려 하자 키노는 어쩔 수 없이 진주를 팔기 위해 수도를 향해 떠난다. 수도로 가는 길에도 진주를 노린 강도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미국 소설가 존 스타인벡(1902∼1968)의 장편 소설로, 가난한 어부가 일확천금의 기회인 진주를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극적으로 다뤘다.
존 스타인벡은 윌리엄 포크너,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함께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1940년 장편 '분노의 포도'로 퓰리처상을, 1962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문예출판사.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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