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앓던 중국인, 출생신고 거부…中 아동보육시설서 보호키로

(경기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조현병을 앓던 친모(중국 국적자)의 방임으로 출생 신고되지 않은 상태로 2년여 동안 아동보호시설 2곳을 전전한 세 살배기 무국적 아동이 경기 광주시의 도움으로 친모의 고향인 중국으로 출국하게 됐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영민'(가명)이는 2022년 4월 경기 광주에서 태어났지만, 조현병을 앓는 친모의 거부로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았다.

무국적 상태였던 영민이의 존재는 위로 10살 터울의 초등학생 누나가 학교에 자주 결석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신고로 2022년 하반기에 확인됐다.

아동보호기관이 가정 방문에 나섰고, 조현병을 앓는 친모의 방임 사실을 확인했다.

영민이의 누나는 별거 중이던 한국인 아버지가 데려가서 키우기로 했지만, 영민이는 친아들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양육을 거부했다.

영민이는 2023년 2월 경기도에 있는 한 일시 아동보호소로 옮겨져 9개월간 생활하다가 보육 기한이 만료돼 지난해 1월부터 광주 시내의 한 학대아동 피해 쉼터로 다시 옮겨져 최근까지 머물러왔다.

영민이가 성장하는 동안 광주시는 출생 신고를 권했으나 친모는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는 사이 친모가 지난해 3월 모국인 중국으로 출국해버렸다.

광주시는 영민이의 안전한 보호와 양육을 위해 친모의 모국으로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날 시청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측과 간담회를 갖고 영민이를 17일 친모의 고향인 중국 길림시로 출국시키기로 했다. 영민이는 그 지역 아동보육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항공편은 중국대사관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방세환 시장은 "영민이는 무국적 상태여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었지만,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아동을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며 "아동의 안전한 보호를 위해 협력해준 주한 중국대사관과 길림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