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다문화 청소년 지원책은…"맞춤형 정책 고도화해야"

연합뉴스 2025-01-17 00:00:17

성결대, 이민정책포럼서 다양한 방안 논의…"부모·출생 배경 고려해야"

"내국인 71% 대학 가지만 다문화 자녀는 40% 불과…교육격차 해소 시급"

성결대서 이주배경학생 지원방안 논의하는 '이민정책포럼' 개최

(안양=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다양한 이주배경을 지닌 다문화 청소년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해서는 부모와 출생 배경을 고려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성결대학교(총장 김상식) 산하 다문화평화연구소(소장 남기범)가 경기도 안양시 소재 성결대 학술정보관 6층에서 '이주배경학생 지원방안'을 주제로 16일 개최한 이민정책포럼에서 다문화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결대 이민정책연구회, 한국이민정책학회, 한국청소년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은 이주배경학생들이 겪고 있는 교육 및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연구를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은 1부 이민정책연구회 세션과 2부 전문학회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민정책연구회 세션에서 '경기지역 이주배경 청소년의 유형별 사례'를 주제로 발표한 이혁승 온누리지역아동센터장은 "교육부는 이주배경학생에 대해 본인 또는 부모가 외국 국적이거나 외국 국적을 가졌던 적이 있는 학생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이들은 국내출생 국제결혼 가정 자녀, 국외출생 국제결혼 가정 자녀, 국내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 국외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 등에 따라 언어나 문화·학교생활 적응 등이 다르며 부모의 배경에 따라 체류 상태로 다르므로 하나로 묶어서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결혼 가정의 경우 국내 출생 또는 중도 입국 자녀는 비교적 한국 사회 적응이 어렵지 않지만, 외국인 가정으로 국내 출생이나 중도 입국한 자녀는 비교적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회·문화적 소외감과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서는 한국과 부모의 출신 국가 양쪽의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정체성 확립을 도와야 하며 유형별로 나눠서 진로 및 리더십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학회 세션에서 '다문화 청소년 현황과 진로·진학 관련 실태'를 주제로 발표한 신동훈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 다문화 가족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초등학교 취학률은 내국인이 98.4%인데 비해 다문화 자녀는 96.3%였다"며 다문화 자녀의 중고등학교 진학률 역시 내국인에 비해 1.6∼2.2%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진학률은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기관으로 가면 내국인 71.5%와 다문화 자녀 40.5%로 훨씬 더 큰 격차로 벌어졌다고 신 연구위원은 짚었다.

성결대서 '이민정책포럼' 개최

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희망 교육 수준과 진학·취업 정보 요구도를 보이는 것은 정체성 혼란·소외감·교육 격차,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차이 등으로 진로·진학에 대한 고민 자체를 해본 경험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도입국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 결과 한국어 활용 능력 부족과 구체적 정보 획득 부족 탓에 학업 부적응이 발생하고 있으며 학부모 간 교류에서도 소외됨으로써 뒤처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신 연구위원은 "기존 다문화 청소년 관련 정책이 맞춤형으로 고도화돼야 하며 다문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배경학생의 낮은 자아 존중감과 사회적 고립·위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정·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문화 적응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이중문화 수용 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주배경청소년의 심리·정서 실태와 이해'를 주제로 발표한 이정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원은 "중도입국 가정 자녀는 학교 밖에서 도움을 주는 어른이 있을수록 빨리 적응한다"며 "글로벌청소년센터·지역사회아동센터·다문화 관련 센터 등 지역사회 전문기관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식 성결대 총장은 이날 개회식 축사에서 "국내 체류 외국인이 240만명을 넘어섰고 2023년 기준 이주배경 학생은 18만명에 달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고 있다"며 "성결대는 '이주배경 학생지원 방안 연구'를 주제로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 선정과 법무부 사회통합교육 거점기관으로 재지정된 만큼 이민정책 연구의 선도적 역할 수행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포럼에는 김상식 총장, 남기범 다문화평화연구소장, 이혜경 성결대 이민정책연구회 회장, 강정향 한국고용복지연금 외국인정책연구센터장, 김태희 한국이민사회전문가협회 부회장, 한용길 제주도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 김민주 경성대 조교수, 오혜정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신상록 함께하는 다문화네트워크 이사장, 조재현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국 이주배경학생지원팀 사무관 등 100여명의 학계·시민단체·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