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두번째 기일 3시간20분…국회·대통령측 본격 변론
대통령측 조대현 변호사 '공수처 체포' 언급하다 울먹이기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이도흔 이민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16일 파면을 요구하는 국회 측과 기각·각하를 주장하는 대통령 측은 각자 변론 전략에 따라 열띤 공방에 나섰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를 하나씩 열거하며 탄핵의 당위성을 강조한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때로 울먹이기까지 하면서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내세웠다.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시작한 2회 변론기일은 5시 20분께 마무리되며 윤 대통령 불출석을 이유로 4분만에 끝난 지난 14일 첫 변론뿐 아니라 앞선 두 차례 변론준비기일보다 장시간 진행됐다.
심판정 내 92개 방청석 중 70여개 좌석에 방청객이 자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이성윤·최기상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 등 국회 소추위원단도 방청석에서 변론을 지켜봤다.
진행을 맡은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이 양측 대리인단 출석을 확인한 뒤 소추위원인 민주당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소추사실 요지를 진술하며 본격 변론이 시작됐다.
정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는 말로 시작해 계엄 조건 위반, 계엄 선포 절차 위반 등 다섯가지 탄핵 사유를 하나씩 제시하며 윤 대통령 탄핵 필요성을 말했다.
이어 국회 측 대리인단 김진한 변호사 등이 20여분간 소추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 차례가 되자 조대현 변호사는 "국회 과반수 세력이 대통령을 내란죄로 몰아 위법하게 탄핵소추했고,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위협해서 헌재의 첫번째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으로 의견진술을 시작한 배진한 변호사는 1시간 10여분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며 '부정선거'와 '국가 비상 상황'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부정선거와 관련해 손으로 자물쇠 모양을 묘사하며 "(투표함에) 자물쇠를 꽂은 것처럼 되어있는데 검은 종이를 씌워서 (투표용지를) 양쪽으로 뺄 수 있다"며 투·개표 과정에 전반적인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행은 배 변호사 발언이 끝나자 잠시 휴정을 선언하며 "(속개하면) 10분 이내에 피청구인 의견 진술을 마쳐달라"고 했다.
이어진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가 또다시 부정선거론을 언급하며 10분 넘게 발언하자 문 대행이 "마무리하라"고 제지했다. 차 변호사가 발언을 잇자 문 대행은 "제한하겠다"며 끊기도 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재판부가 다음 달 변론기일을 세차례 추가 지정한 데 대해서도 "세계 10위권 문명국가인데 대통령도 인권이 있다", "실질적으로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문 대행은 "재판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 변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행은 윤 대통령 측 신청 증인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인신문 일정을 예정된 2월 6일보다 앞당겨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김용현 증인에 대해 반대적 진술이 나올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라며 반발하자 문 대행은 "아니 그러니까요, 김용현 증인의 기일을 앞으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겠다고 했잖아요"라며 "마치면 되겠죠"라고 말한 뒤 심판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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