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MBK·영풍 반대, 현 경영진과 함께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16일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총파업 등 모든 방법으로 회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는 이날 대국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민들에게 "약탈적 사모펀드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99분기 연속 흑자의 세계 1위 비철금속 회사 고려아연을 투기자본과 실패한 기업이 기습적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임직원들과 근로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영풍에 대해 "지난 10년간 연평균 이익률이 마이너스 1%밖에 되지 않은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MBK에 대해서는 "그간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노조와 큰 갈등을 빚어왔고, 특히 홈플러스를 비롯해 ING, BHC, 씨엔엠 케이블 방송 등 수많은 사례들을 보면 그들이 기업을 인수하며 내세웠던 주장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이 더 이상 투기적 사모펀드의 이익 회수를 위한 수단으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며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저지하고 회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으로, 고려아연 전체 직원 2천여명 가운데 1천2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이날 고려아연 간부급 기술진들도 대국민 성명을 내고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이들과 함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제중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제련기술본부장, 엔지니어링본부장, 생산 1·2·3 본부장, 개발 1·2 담당 등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간부 15명은 성명에서 "MBK·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5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온 고려아연은 하나의 원팀으로 만들어온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함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이 올린 안건과 MBK·영풍 측이 제시한 안건을 두고 주주 간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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