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어두운 새벽, 항공기가 고도를 낮추며 활주로에 접근합니다.
기체가 기우는가 싶더니 폭발한 듯 큰 화염에 휩싸입니다.
지난해 11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이륙한 DHL 화물기가 리투아니아 빌뉴스 부근에서 추락한 사고 영상인데, 당시 독일과 리투아니아 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독일과 영국, 폴란드에서 DHL 물류창고에서 소포 폭발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소포에서는 마그네슘을 이용한 발화장치가 발견됐는데 서방 당국은 "러시아 스파이가 유럽으로 배송되는 소포에 폭발물을 장착해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시도했다"고 추측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군부대와 주요 시설 상공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론이 발견되면 연방군에 격추할 권한을 주기로 했습니다.
독일 연방정부는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항공보안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법 개정을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사보타주(파괴공작)를 위한 정탐 시도로 의심되는 미확인 드론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량 공급하는 데다 자국 기지에서 우크라이나군 훈련도 지원해 러시아 측 공작과 정보활동에 노출돼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2일 바이에른주의 연방군 기지 상공에서는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드론 10여대가 비행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고, 북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화학공장 인근에서도 드론 여러 대가 목격됐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5일 바르샤바를 찾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전 세계 항공사를 상대로 테러를 계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13일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미국을 겨냥한 러시아 측의 항공화물 테러 동향을 파악하고 러시아 측에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제작: 진혜숙·김혜원
영상: 로이터·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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