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탈(脫)석유를 추구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광물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방송 CNBC에 따르면 칼리드 알 무다이퍼 사우디 산업광물부 차관은 15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연례 미래 광물 포럼에서 1천억달러(약 146조원) 규모의 광물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 중 200억달러(약 29조원) 투자는 이미 설계 단계나 건설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무다이퍼 차관이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간 사우디 정부는 리튬뿐만 아니라 구리, 금, 아연, 희토류 탐사를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논의해왔다.
지난해 초 산업광물부는 미개발 광물자원의 잠재 가치를 1조3천억달러(약 1천890조원)에서 2조5천억달러(약 3천640조원)로 높이고 광물 탐사를 위한 1억8천만달러 규모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이날 국영 광산기업 마덴과 광물 탐사·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포럼에서 아람코가 자사의 사업장들에서 400ppm을 초과하는 "유망한" 리튬 농축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빈 살만 장관은 "우리는 아람코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곤 했는데 아람코는 다각화된 회사가 될 수 있으며 아람코가 할 일은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협력을 통해 리튬 생산이 이르면 2027년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사우디는 아람코 유전의 소금물 샘플에서 리튬을 성공적으로 추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무다이퍼 차관은 마덴, 아람코, 현지 추출 스타트업 리튬인피니티 등의 협력을 통해 조만간 직접 추출을 위한 상업용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리튬은 에너지 전환과 첨단 기술 개발에 사우디가 석유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빈 살만 장관은 마덴과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최근 설립한 투자사 마나라에 대해 "우리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마나라를 만들었다"며 "가능한 한 빠르고 맹렬하게 이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나라는 전 세계 광산 자산에 투자하고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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