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결과, 두부 손상 뇌출혈로 사망…2개월 가량 상습 학대·방치

검찰 "죄책에 상응하는 형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 만전"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강수환 기자 = 미숙아로 태어난 생후 25개월 아이를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방치한 부모가 구속돼 법정에 서게 됐다.

대전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학대살해, 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30대 아버지 A씨와 어머니 B씨를 각각 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애초 A씨에 대한 구속영장만 발부했지만, B씨 구속영장도 추가로 발부돼 모두 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16일 대전 서구 자택에서 만 2세인 친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같은 날 오전 1시 6분께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아이는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당일 오전 10시 48분께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두부 손상에 의한 뇌출혈'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동학대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다음날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2개월가량 아이에 대한 병원 치료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상습적으로 학대해왔다.

이들은 학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육아 스트레스 등을 호소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는 오랜 기간 병원 신세를 졌고, 퇴원 후에는 집에서 위루관을 삽입한 상태로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부부에게는 3명의 자녀가 더 있다.

다른 자녀에 대한 학대 정황이 없는 것을 파악한 경찰은 지난달 말께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범행 동기와 경위 등 전모를 파악한 검찰은 부부를 구속기소 하면서 관할 행정기관에 남은 자녀에 대한 긴급생계비 지원을 요청했다.

체포 당시 부모에게 접근 금지 명령이 떨어지면서 남은 아이들은 다른 가족들이 돌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