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뒤 몸 낮추는 민주…민생·외교 행보 강화

연합뉴스 2025-01-16 13:00:09

이재명, 20일 은행권과 '상생금융' 간담회…트럼프 취임식에 의원단도 파견

강성 보수 결집에 역풍 우려도 고려한 듯…"민생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는 박찬대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이후 민생과 외교 분야 메시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데 따라 수사 당국이 확실하게 비상계엄 사태 진상 규명의 키를 쥔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고 침체된 민생과 외교 리스크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부각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이 체포된 만큼 국회도 내란이 촉발한 국가적 혼란을 안정시키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당에 민생·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오기형 의원은 회의에서 "경제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헌법재판과 형사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해소될 것인 만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9일 이재명 대표가 직접 사회를 보며 상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를 열었으나, 윤 대통령 탄핵 등의 여파로 논의에 진전이 없던 상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날 한국무역협회를 찾아 무역업계와 간담회를 하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이차전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도 '민생경제 회복' 기조의 일환이다.

이 대표도 직접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당내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5대 시중은행 및 은행연합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민주당 정무위원회 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권의 동향을 듣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 및 민주당 의원들은 소상공인 및 금융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상생금융의 지원 폭을 늘릴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아울러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영배 의원을 비롯해 조정식, 홍기원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석해 비상계엄 이후 불거진 안보 불안을 불식하는 데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김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한미 동맹의 공고함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약속을 전하겠다"며 "국가 단위의 무한경쟁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의 이면에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강성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적 사안에 집중하고 민생·외교를 외면할 경우 야당에 역풍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내 1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며 "민생 회복을 원하는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에는 지도부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