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김봉식 공소장…경찰청장에 "한동훈 체포조 5명 지원" 보고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최윤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국군방첩사령부로부터 체포조 지원을 요청받았던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을 방첩사로부터 전달받은 정황이 검찰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95쪽 분량의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공소장에는 이현일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이 당일 밤 11시 32분부터 20분간 구인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과 두 차례 나눈 통화 내용이 적시됐다.
구 과장은 "경찰 인력 100명과 호송차 20대를 지원해달라"며 "방첩사 5명, 경찰 5명, 군사경찰 5명 이렇게 한 팀으로 체포조를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되는대로 경찰관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 계장은 "도대체 누구를 체포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고, 구 과장은 "한동훈, 이재명 대표"라고 답변했다.
특정 정치인을 체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이 계장이 이후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에게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윤 조정관은 밤 11시 59분께 조지호 청장에게 "한동훈 체포조 5명을 지원해달라고 한다"는 내용을 보고했고, 이 계장에게 "경찰청장에게 보고가 됐으니 방첩사에 명단을 보내주라"고 지시했다.
윤 조정관은 우종수 국수본부장에게도 전화로 방첩사 지원 요청과 그에 따른 명단을 조 처장에게 보고하고 조치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제주도 출장 중이던 우 본부장은 이러한 보고를 받고 윤 조정관을 크게 질책했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이미 명단은 방첩사에 넘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영등포경찰서 형사 60여명은 당시 국회 인근에 모였다.
조지호 청장은 사실상 불법 체포조 지원 요청 사실을 보고받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묵인·방조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국수본은 그간 현장에 파견된 영등포경찰서 형사 10명은 누군가를 체포한다는 인식이 없었으며 수갑도 소지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방첩사 인력도 만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국회 수소차 충전소 앞에 영등포서 형사 60여명이 모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회 담장이 무너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간 것이었다고도 설명했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