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이든 "관례따른 티타임 초대, 멜라니아가 거절"

연합뉴스 2025-01-16 12:00:14

WP 인터뷰…"트럼프, 대화 사진 향수 광고에 써먹어"

미셸 오바마는 '트럼프 부부 참석 행사' 계속 불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달 20일(현지시간)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그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매너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공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인터뷰 열흘만인 15일 공개한 기사에 따르면 질은 정권교체기의 관례에 따라 차기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를 백악관에 초대해 티타임을 하려고 했으나 멜라니아는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가 만남을 거부한 후 질은 인편으로 멜라니아에게 편지를 보내 축하하면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했으나, 멜라니아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았다.

멜라니아는 지난 9일 국장으로 치러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질과 마주치자 그제야 인사치레로 '편지 보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질은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마주쳐 대화를 나눴더니 트럼프가 그 사진을 바로 향수 광고에 써먹더라는 얘기도 공개했다.

작년 12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이 열렸을 때 프랑스 대통령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의 왼편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오른편에는 질이 앉아 있었다.

이때 가운데 앉아 있던 브리지트가 자리를 비웠고, 분위기상 양옆의 두 사람이 빈 의자를 사이에 두고 얘기를 나눠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바로 다음 날 트럼프는 질과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199달러짜리 향수 광고에 써먹었다.

사진 캡션은 "당신의 적들조차 거부할 수 없는 향기!"라고 달렸다.

트럼프의 향수 광고

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에 대통령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축하하고 국정과 정권이양 방안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은 미국 정권교체기의 전통적 관례다.

트럼프는 이 전통을 어기고 2020년 대선 패배 후에 바이든을 초대하지 않았지만, 바이든은 전통대로 작년 11월 트럼프를 백악관에 초대해서 대화를 나눴으며 질 역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질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예의를 지킨 이유에 대해 "조와 나는 우리의 제도와 전통을 존중한다"며 체념한 듯한 어조로 "까칠하게 군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었겠느냐"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전직 대통령·부통령 부인 중에는 트럼프 부부와 마주치는 것 자체를 피하려는 듯 보이는 이들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20일 트럼프 취임식에 불참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따라 트럼프 부부와 마주칠 일이 없을 전망이다.

미셸은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일정 충돌'을 이유로 불참했다.

트럼프 1기에 세컨드 레이디였던 캐런 펜스는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 때 트럼프 당선인이 다가오자 아는 척 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와 악수하며 잠시 대화를 나눠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했다.

펜스가 트럼프와 공개석상에서 마주친 것은 2021년 1월 나란히 퇴임한 후 거의 4년 만에 처음이었다.

limhwas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