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무장관 후보, 청문회서 "中, 거짓·속임수로 초강대국 됐다" 비판
"자유무역 등 전후 세계 질서는 망상…美, 핵심 국익을 최우선시 해야"
"북핵, 김정은 정권 유지 위한 보험…부유한 선진국, 자국 방위에 더 기여해야"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국무부 장관 후보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그들은 억압, 거짓말, 속임수, 해킹, 도둑질을 통해 미국의 희생 속에서 글로벌 초강국의 지위에 올랐다"고 비판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세계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환영했으며, 그들은 모든 혜택을 누렸으나 의무와 책임은 무시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모스크바, 테헤란, 평양에서 독재자들과 불량 국가(rogue state)들은 혼란과 불안정을 조장하면서 (서로) 제휴하고 급진적 테러 그룹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에서의 거부권과 핵전쟁의 위협 속에서 숨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전후 세계 질서는 단순히 낡은 것이 아니라 미국에 불리한 무기가 되고 있다"라면서 "미국과 전 세계의 많은 선진국에서 자유 무역에 대한 거의 종교적 헌신은 중산층을 위축시키고, 노동계급을 위기에 빠트렸으며 주요 공급망을 적과 경쟁자의 손에 넘겨줬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국익보다 세계 질서를 너무 자주 우선시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자국에 가장 이익이 된다는 방식으로 행동해왔다"라고 말한 뒤 전후 질서에 대해 "단순한 환상(fantasy)이 아니라 위험한 망상(delusion)"이라고 비판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2차 세계대전) 80년 후 우리는 다시 한번 혼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라는 부름을 받았다"면서 "이는 강하고 자신감 있는 미국이 다시 한번 핵심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세계에 관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핵심 국익을 우선하는 것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상식의 실현(realization)"이라고 주장한 뒤 미국을 ▲ 더 안전하게 만드는지 ▲ 더 강하게 만드는지 ▲ 더 번영하게 만드는지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외교 정책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후보자는 중국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위험하며, 미국이 지금까지 직면한 적 가운데 거의 대등한 적국(near-peer adversary)"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과의 전략 경쟁 문제에 대해서는 "21세기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정의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안보에서 건강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중요한 많은 것들을 중국의 허용 여부에 의존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미국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 공개 문제와 관련, "최소한 미국의 투자 자금이 기관이든 개인이든 미국을 약화하려는 활동에 지원하는 데 대해서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 "대만에 개입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과 같은 균형에서의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이번 10년(2020년 1월~2029년 12월)이 끝나기 전에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할것이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슴도치(porcupine) 전략을 언급한 뒤 "중국이 결과적으로 대만 침공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함으로 이를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북 정책과 문제와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핵무기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 정책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남북한, 어쩌면 일본,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하는 우발적 전쟁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 등에 따른 위기를 억제하면서도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encourage)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 대사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언급하면서 이것이 나토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여를 보여준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방위 동맹이 아니라 자국 지역을 방위할 수 있는 유능한 방위 동맹을 갖는 것"이라면서 "부유하고 선진국인 나토 파트너들이 자국 국방과 나토 파트너십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면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미국도 양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완전히 수복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하면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대담한(bold)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저는 그것이 휴전으로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 "평화로운 해결책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 역시 대화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의 영향력 행사 등의 이유로 미국에 반환돼야 한다고 밝힌 파나마 운하와 관련, "중국은 기본적으로 자국이 원할 때 운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것이 아니고 최소 10년간 존재해왔던 문제"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편입 주장과 관련, 북극 지역에서의 항해의 자유가 향후 50~100년간 세계에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쿠바에 대해서 테러지원국이라는 입장을 확인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을 번복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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