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격전지' 서울 강동에 롯데마트 천호점…6년만의 출점

연합뉴스 2025-01-16 07:00:08

식료품에 특화한 차세대 도심형 매장…"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새 점포를 선보이며 다시 성장 동력 확보에 시동을 건다. 그로서리(식료품)에 집중한 차세대 도심형 매장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마트는 16일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에 천호점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2019년 8월 30일 롯데몰 수지점 개장 이후 6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서울 동부 상권의 핵심인 강동지역 첫 오프라인 매장이기도 하다.

천호점은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4천538㎡(약 1천374평) 규모로 들어섰다.

일반 대형마트 영업 면적의 약 절반에 불과하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 아래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실제 매장의 8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을 중심으로 한 그로서리 특화 공간으로 채웠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롯데마트의 즉석조리식품을 진열한 27m 길이의 '롱 델리 로드'(Long Deli Road)와 마주하게 된다. 일반 매장보다 약 50% 많은 델리 상품을 접할 수 있다.

소용량과 가성비 수요를 겨냥한 '요리하다 월드뷔페' 코너에선 갈릭 치킨 스테이크, 깐쇼새우, 나시고랭 등 양·중식부터 아시안 음식까지 60여개 상품을 3천∼4천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웰니스'(웰빙+피트니스) 트렌드에 맞춰 30종 이상의 구색을 갖춘 샐러드 존도 운영한다.

가공식품 코너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최근 부쩍 수요가 높아진 냉동 간편식에 집중했다. 일반 매장과 비교해 상품 수가 70% 이상 많다. 특히 냉동 밀키트 상품 수는 3배 이상으로 대폭 강화했다.

세계 각국의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조미료와 소스 등을 한자리에 모은 '글로벌 상품존'도 조성했다.

이밖에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 구색을 일반 매장보다 10% 이상 확대하고 먹거리도 건강하게 즐기는 '헬시플레저' 추세에 맞게 '무알코올 와인존'도 새롭게 선보인다.

비식품 공간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뛰어난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고객 수요가 높은 브랜드 상품으로 압축해 운영한다.

특히 생활용품 PB인 '오늘좋은' 상품이 전체 공간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힘을 줬다. 4천900원, 7천900원, 9천900원, 1만2천900원 등 균일가 특화존도 눈에 띈다.

인지도 높은 브랜드 상품이라도 효율이 낮으면 과감하게 배제했다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상품 및 공간 구성을 통해 점포 운영의 효율성은 극대화하고 고객 동선은 단축해 쇼핑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천호점은 롯데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전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라고 소개했다.

롯데마트 천호점이 자리한 강동구는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격전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롯데마트 천호점 반경 2㎞ 이내에만 약 17만세대가 거주한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새롭게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지역 상권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대형마트로는 이마트[139480] 명일점과 천호점, 홈플러스 강동점 등 3개점이 영업해왔는데 롯데마트 천호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엔 이마트 강일점이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호점은 롯데마트가 지난 4∼5년간 이어진 내실 다지기에서 벗어나 출점 전략으로 회귀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롯데마트는 2020년부터 수익성 중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2019년 125개에 달하던 점포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10개점까지 줄었다.

롯데마트는 111호점인 천호점에 이어 오는 5∼6월에는 구리점도 다시 문을 연다. 2021년 3월 폐점한 그 자리에 4년 만에 재입점하는 것이다.

강성현 대표는 "마트와 슈퍼 사업부의 통합,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전환 등에 더해 외연 확장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내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