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인사청문회…"러, 北과 방위조약 체결 등 다른 적들과 협력"

"中, 美에 가장 큰 안보 위협…CIA, 中에 집중하고 강도 높여야"

민주, 트럼프에 대한 과도한 충성 경계…공화는 CIA 정보력 약화 지적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존 랫클리프 미국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의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는 15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북한은 여전히 (미국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는 세력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랫클리프 후보자는 이날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가 진행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오늘날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국가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경제, 기술, 군사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하고, 초국가적 범죄 조직은 미국 사회에 폭력과 치명적 마약을 퍼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CIA는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계속 집중해야 하고 그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말기에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그는 당시 "중국에 대한 정보 자원을 극적으로 늘렸다"며 "중국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고 말했다.

후보자는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파괴를 확산시키고 미국이 핵보유국과의 분쟁에 휘말릴 위험을 증가시키면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랫클리프 후보자는 위원회에 사전 제출한 답변서에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계속하고 미국 이익에 대한 위협을 증폭시키기 위해 북한과 방위조약을 제결하는 등 다른 적들과 점점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CIA 국장으로서 나는 우리의 권한을 활용해 이러한 노력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동시에 러시아와의 적대적 관계가 의도치 않은 전쟁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믿는다"면서 "러시아가 미국의 이익을 해치려 할 때 대통령에게 경고할 것이며, 러시아와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위해 노력할 기회가 있을 때에도 대통령에게 조언할 것"이라고 했다.

랫클리프 후보자는 아울러 "이란 정권과 그 테러 대리 세력들은 중동 전역에 지속해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란은 어느 때보다 핵무기 개발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충성파'인 후보자를 향해 그가 향후 정치적 편향성 속에 CIA를 이끌 가능성을 경계했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버니지아) 부위원장은 "CIA 직원들을 정치적 견해 때문에 해고하거나 강제 퇴직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요구하자, 랫클리프 후보자는 "그런 일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랫클리프 후보자는 같은 당 앵거스 킹(메인) 의원이 "누군가가 객관성을 훼손하고 정보기관 내에서 정치적 의제를 추진한다는 증거를 입수하면 해임·징계할 것인가"라고 묻는 데 대해서도 "그렇다"고 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CIA의 정보 수집 능력이 약화됐다고 지적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아칸소) 정보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뉴올리언스 테러나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 등을 거론, "이 위험한 시기에 우리 정보기관은 지난 몇주 동안 주요 사건을 예측하지 못했고, 임박한 공격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은 CIA의 정보 기능 약화 사례를 들면서 "우리 정보 커뮤니티(IC)는 한국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놀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랫클리프 후보자는 "우리는 CIA의 인적 정보 수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걸 알고 있다"고 동의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치적 동기가 있거나 관료주의적으로 강요된 사회 정의 의제가 주의력을 분산시키면 인적 정보를 수집해 적시에 제공하는 핵심 임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나의 감독 하에 정보 유출이나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