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측근 재무부 부장관, 가족 부패 의혹에 사임

연합뉴스 2025-01-16 04:00:07

튤립 시디크 전 재무부 부장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측근으로 평가된 튤립 시디크 재무부 경제·시티오브런던 담당 부장관이 이모인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와 관련된 부패 의혹 끝에 사임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에 따르면 전날 시디크 부장관은 스타머 총리에게 "각료 행동강령을 위반하지 않았으나 정부 부담을 덜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스타머 총리가 이를 수리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대학생 시위 유혈 진압 후 실권해 국외 도피 중인 하시나 전 총리 일가족을 부패 및 횡령 혐의로 조사 중이며 하시나 전 총리의 조카인 시디크 전 부장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디크 전 부장관은 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총리실 각료 내규 담당 고문은 시디크 전 장관이 내규를 위반한 부분은 없지만 시디크가 가족 문제와 관련해 자신과 정부에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시디크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이 유감이라면서 "향후 시디크에게 문이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머 총리가 사표를 수리한 이후 "가까운 친구를 지키려고 머무적거렸다"며 시디크 부장관을 진작에 경질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베이드녹 대표는 15일 의회 주간 총리 질의에서도 노동당 정부가 지난해 7월 출범한 지 불과 반년 만에 고위 각료 두 명이 낙마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루이즈 헤이그 교통장관이 10여 년 전 업무용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고 잘못 신고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허위 진술한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