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장국 폴란드 "우크라 가입절차 속도 내겠다"

연합뉴스 2025-01-16 01:00:08

과거사 화해 모드…젤렌스키 "영국 총리와도 파병 논의할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P·AFP통신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바르샤바를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의 교착 상태를 깨겠다. 가입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에 침공당한 직후 EU 가입을 신청했다. 전쟁을 이유로 빨리 가입시켜달라고 요구했으나 지난해 6월에야 가입협상이 시작됐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반대하는 헝가리가 의장국을 맡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2030년까지 EU에 가입하길 기대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르샤바 방문은 개전 이후 세 번째다. 이번 방문은 양국이 최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볼히니아 학살' 희생자 유해를 오는 4월부터 발굴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스테판 반데라 동상

볼히니아(우크라이나명 볼린) 학살은 1943∼1944년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10만명 넘는 폴란드인을 살해한 사건을 말한다. 우크라이나인 1만여명도 폴란드의 보복에 희생됐다.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는 당시 폴란드가 지배했다. 우크라이나 독립운동가이자 극우 민족주의 지도자 스테판 반데라(1909∼1959)가 나치와 손잡고 당시 학살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폴란드는 개전 이후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부터 볼히니아 사건을 외면하는 우크라이나에 유해 발굴과 과거사 청산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유해 발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막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빨리 가입할수록 유럽 전체에 필요한 지정학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방에 요구하는 외국 군대 주둔이 안보 보장의 일부이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파병 문제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전화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