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 "나토 가입 포기 안해…대안 수용 불가"

연합뉴스 2025-01-16 01:00:08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가장 효과적인 안보 보장책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라고 주장했다.

시비하 장관은 이날 유로피언프라우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헌법에 명시된 오랜 국가 목표이며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가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며 "나토 가입은 유일하게 효과적인 안보 보장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나토의 안보를 보장하는 역할도 한다"며 "냉정하게 말하자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유럽 안보를 보장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시비하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평화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제시될 수 있는 대체 안보 보장책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를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이미 '대안'을 경험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목격했다. '회색지대'를 만드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할 뿐"이라며 "따라서 나토 가입은 확고한 우선순위이며 안보를 보장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1994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선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영국은 물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 각서는 결과적으로 휴지 조각이 됐다.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 여부를 논의했으나 러시아와 관계 악화를 우려한 프랑스와 독일 등이 반대해 결국 이 안건은 부결됐다.

시비하 장관은 "그때 나토가 보인 약점과 근시안적 태도는 결국 러시아의 조지아 점령, 크림반도 병합, 그리고 현재의 전면전을 초래했다. 이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대서양 안보를 위한 전략적 보장을 창출할 강력한 결정이 필요한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로 동맹국들과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것이 나토 가입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비하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만이 전후 영구적인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순순히 수용하지 않는 데다 독일과 헝가리 등 일부 회원국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는 탓에 실현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