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민간 달탐사선 동시 발사…한국 시조 싣고 떠나(종합)

연합뉴스 2025-01-16 00:00:22

美 '블루 고스트' 3월 초 착륙해 14일간 임무…한국계가 CEO인 우주회사

예술작품 달보내기 프로젝트에 한국 시조 8편·영문 시조 3편 포함

日 '리질리언스' 착륙 재도전…달 샘플 채취할 로봇 탑재

블루 고스트와 리질리언스를 싣고 궤도로 진입하고 있는 팰컨9 로켓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이신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민간 우주 기업들이 만든 무인 달 탐사선 두 대가 15일(현지시간) 달을 향해 발사됐다.

AP, 로이터, 교도 통신에 따르면 미 텍사스에 본사를 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의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가 이날 오전 1시 11분(한국시간 15일 오후 3시 11분)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Resilience)도 이날 팰컨9 로켓에 함께 실려 발사됐다.

블루 고스트는 예정대로 이륙 후 약 1시간 뒤에 팰컨9에서 분리돼 비행 궤도에 올라탔고, 리질리언스는 그로부터 30분이 지난 후에 팰컨9에서 분리됐다.

블루 고스트는 약 45일간 지구 궤도와 달 궤도를 돌고 오는 3월 초 달 착륙을 시도한다.

착륙 목표 지점은 달 앞면의 북동쪽 사분면에 있는 큰 분지 '마레 크리시엄'(Mare Crisium·위난의 바다) 내의 몬라트레이유(Mons Latreille)라 불리는 고대 화산 지형 근처다.

달 표면에 착륙한 뒤에는 달이 밤을 맞을 때까지 약 14일 동안 작동하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에는 위성 항법 실험을 비롯해 방사선에 적응하는 컴퓨터, 달 먼지를 닦아낼 수 있는 자동 세척 유리, 달의 토양 샘플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기기 등 과학 도구와 기술을 시연하는 장비 10개가 탑재됐다.

특히 예술 작품을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실렸는데, 여기엔 한국의 시조 작품 8편도 포함됐다.

달로 가게된 시조는 해와 달, 별 등을 주제로 한 ▲ 구충회(달에게) ▲ 김달호(운석의 꿈) ▲ 김흥열(은하) ▲ 박헌오(신비한 하늘 시집) ▲ 서관호(강촌의 달) ▲ 이광녕(해를 안고 오다) ▲ 최은희(월광 소나타) ▲ 채현병(칠월칠석날) 등 한글 작품 8편과 영문 시조 3편이다.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로켓에 탑재되는 모습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계 미국인인 제이슨 김이다.

그는 미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항공우주·방산업체 노스럽 그러먼, 레이시온 등을 거쳐 보잉 자회사인 '밀레니엄 스페이스 시스템스' CEO로 있다가 작년 10월 파이어플라이의 CEO로 영입됐다.

파이어플라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달 착륙선을 발사한 세번째 민간기업이 됐다.

NASA는 달 탐사선 개발에 민간 기업들을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를 2018년 시작했다.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다가 착륙 시도를 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고, 그다음으로 작년 2월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오디세우스'(노바-C)를 달 남극 인근 지점에 착륙시키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리질리언스는 4∼5개월의 우주 비행을 거친 뒤 5∼6월 달 착륙을 시도한다.

앞서 아이스페이스는 2023년 4월 민간기업으로서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도전했으나 고도 측정 센서 고장으로 착륙선이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실패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이 회사의 하카마다 다케시 CEO는 재도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달 착륙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성공한다면 아이스페이스는 엄청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리질리언스는 고객들이 맡긴 1천600만달러(약 233억원) 상당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달 샘플을 수집할 로버(탐사 로봇) 등 6개의 탑재물을 싣고 있다.

아이스페이스는 이 로버가 채취한 달의 모래와 돌 소유권을 NASA에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이는 달 자원의 첫 국제 상거래다.

세계 각국은 달 탐사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달은 인류가 우주로 나가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가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는 잠재성 때문에 치열한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