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동명 대만 영화 리메이크…"클래식한 감성 담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유준(도경수 분)이 자전거를 타고 어둠이 깔린 밤거리를 질주한다. 넘어지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밤길을 재촉한다. "살면서 기적을 믿어본 적이 없다"는 유준이지만 기적을 향해 달려가 보기로 한다.
유준의 질주로 시작하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기적과 같은 첫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작품이다.
2008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피아노 대결 장면, 주연 배우 저우제룬(주걸륜·周杰倫)과 구이룬메이(계륜미·桂綸鎂)가 그린 풋풋한 첫사랑 등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영화다.
국내 리메이크작도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원작의 큰 틀을 따라간다. 도경수와 원진아가 각각 유준과 정아 역을 맡아 이를 표현한다. 다만 현대적 감성에 맞게 변주되면서, 유준의 질주를 담은 오프닝처럼, 첫사랑의 열정과 인물의 능동적인 면모가 더 강조된다. 두 배우가 표현하는 감정의 폭은 더 넓어졌다.
연출을 맡은 서유민 감독은 14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혼자 원작의 촬영지를 찾아갈 정도로 재밌게 봤고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였다"며 "(원작이) 20년 전 영화이고 감성 맛집으로 유명한 영화여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유준의 감정 폭을 크게 해서 재미를 더하고 싶었다"며 "용감한 질주를 영화에서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세부 설정에도 변화를 줬다. 원작의 배경인 고등학교를 음악대학으로 바꾸고 원작보다 유준에 서사를 더했다. 극 중 비밀과 직결되는 노래인 '시크릿(Secret)'을 제외하고 모든 곡을 새롭게 선곡했다.
배우 배성우가 유머로 분위기를 환기하는 것도 원작보다 도드라진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피아노가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준과 정아는 이 건반 악기를 매개로 교감한다. 원작에서 화제가 됐던 피아노 배틀 장면도 나온다.
그런 만큼 배우들도 이를 소화하기 위해 연습해야 했다.
멜로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도경수는 "실제 피아노를 하나도 칠 수 없고 악보를 볼 수도 없다"며 "실제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를 칠 때의 몸 움직임이나 엑센트 표현을 열심히 보면서 (영화에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원작과 신작의 배우들을 비교하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정아 역으로 출연한 원진아는 "원작의 배우분은 조금 더 성숙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원작 여주인공 계륜미와 자신의 차이점을 설명하고서 "저는 체구가 더 작고 원래 발랄한 성격이니, 호기심 가득하고 천진난만한 정아를 표현하려 했다"고 연기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멜로 영화로서 클래식한(고전적인) 분위기와 감성들을 많이 담지 않았나 한다"며 이번 영화를 "클래식"이라고 규정했다.
28일 개봉. 103분. 전체관람가.
encounter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