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애 "뿌리 찾아갈 때 영감 얻어…선후배 잇는 통로 되길"

연합뉴스 2025-01-16 00:00:12

새 미니앨범 '디어 라이프'…"제주서 온 '시골쥐'의 응원 메시지"

"조회수·팔로어, 숫자로 판단되는 시대지만 버스킹 반응이 진짜"

가수 안신애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제가 선배 뮤지션들이 전한 음악적 영감을 이어 나가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자부심이 있었죠."

안신애는 지난 2014년 여성 보컬 그룹 바버렛츠로 데뷔한 이래 바버렛츠 멤버로,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로, 솔로 가수로 활동하며 레트로 감성에 기반을 둔 음악을 선보였다.

바버렛츠로 1950∼60년대 복고 음악을 조명했던 그는 이하이의 '그대의 의도', 박정현의 '렛츠 비 마이 패밀리'(Let's Be A Family), 화사의 '아이 러브 마이 보디'(I Love My Body) 등을 작곡하며 옛 음악의 정서에 세련된 사운드를 조합했다.

한동안 제주도 생활을 하던 그는 '아이 러브 마이 보디' 작곡을 계기로 싸이로부터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고, 이 인연이 이어져 2023년 아예 싸이와 화사가 속한 피네이션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그는 이후 지난해 솔로 가수로 도시의 삶을 위로하는 싱글 '디어 시티'(Dear CITY)를 냈고, 약 반년 만인 15일 새 미니앨범 '디어 라이프'(Dear LIFE)로 팬들 곁을 찾아왔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신애는 "제주도에 살면서 피네이션과 연락하며 자주 서울을 왔다 갔다 했다"며 "제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캐리어를 끌고 신사역 8번 출구로 나와 약 8분간 걸으면 피네이션 사옥이 나온다. 길을 걸으며 힙한 '신사동 피플'을 보노라면 제가 '시골쥐'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피네이션 사옥 앞에서 타이틀곡 '사우스 투 더 웨스트'(South to the West)의 영감이 떠올랐다"며 "시골쥐에게는 주눅들 수 있는 환경이지만 엔터사 사옥에 들어온 순간 저는 음악 세계를 펼치는 아티스트가 된다. 이처럼 여러 가지 모습을 사는 제 모습이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다운 게 힘이고, 나다운 힘을 믿는 게 진리이고, 이를 믿고 열심히 일하며 나아간다면 즐거운 삶이 펼쳐진다'는 메시지를 신곡에 담았다"며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듣는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티스트가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신애는 이 곡으로 컴백하면서 "제 삶 속의 많은 에너지를 한 번에 모아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가수 안신애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크러시가 피처링한 '러버 라이크 미'(Lover Like Me), 알앤비(R&B) 가수 앤 원이 피처링한 '언컨디셔널'(Unconditional), 일상 속 음악의 의미가 담긴 '해주오' 등이 수록됐다.

'사우스 투 더 웨스트'는 흥겨운 느낌이 특징인 팝 펑크 솔 장르의 곡이다. 절친한 소속사 동료 화사가 흔쾌히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는 화사 이야기가 나오자 "서로 잘 맞는 사람이란 본능적인 느낌이 드는 인연이었다"며 "해외 촬영 음악 예능 '나라는 가수'에 함께 출연하면서 더욱 돈독해졌다"고 했다. 화사는 안신애가 방송에 출연하면 "카메라를 의식하지 말고 즐기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조언도 해줬다고 한다.

안신애는 "다양한 음악을 보고 듣고, 다양한 뮤지션과 소통해서 '연결 고리'가 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제가 통로가 되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 '연결 고리'는 가요계 후배뿐 아니라 K팝의 뿌리를 이룬 선배 가수로도 향해 있다. 이는 복고 음악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과도 맥을 같이 한다.

안신애는 "문화란 것은 유산을 이어가는 형태라고 생각한다"며 "음악의 경우 뿌리를 찾아갈 때 새로운 영감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 '원류'를 찾아가는 일은 제게 즐거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배 가수 양희은과 송골매의 구창모 등을 꼽으며 "아직 활동하는 선배를 직접 만나 교감할 때 '내가 대중음악가로서 우리나라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또 브랜드 공연을 만들어 선후배 가수와 꾸준히 무대에 서는 성시경을 언급하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배다. 선후배를 연결하는 행보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이 모여 K팝 시장을 받쳐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신애는 부산, 제주, 평창, 서울을 도는 '버스킹(길거리 공연)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요즘은 아티스트가 앨범을 내면 유튜브 조회 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댓글 수 같은 숫자로 판단되잖아요. 저도 그 숫자가 압박으로 다가올 때가 많아요. 그런데 버스킹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상호 작용하다 보면 '아, 이게(반응이) 진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