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증가폭 15만9천명…정부 예상치 밑돌아
건설업 취업자,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쉬었음'도 역대 최고
60세 이상 고령실업자 49% 급증…정부 "직접일자리 재개되면 고용 부진 완화"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박재현 기자 = 지난해 일자리 증가폭이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급감했고, 비상계엄 선포 후 정치 혼란이 이어진 12월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간 취업자수 증가폭은 약 16만명에 그쳤고, 12월 취업자 수는 3년10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연말 정부의 각종 일자리사업이 종료된 데다가, 12·3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고용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자리사업이 재개되면 연말의 일시적 고용 부진 요인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 취업자 수 2년 연속 둔화…건설 경기 부진에 전망치 밑돌아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천857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천명(0.6%)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로 최악의 고용성적표다.
지난해 7월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취업자 수 전망(23만명)과 비교해도 7만명 이상 밑도는 수치다. 불과 2주 전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상했던 17만명과도 1만명 이상 격차가 있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9년 30만1천명 늘었다가 2020년에 21만8천명 감소했으나 이듬해엔 36만9천명 증가했다.
2022년에는 81만6천명 늘어나며 2000년(88만2천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지만, 이후 2023년 증가폭이 32만7천명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15만명대로 반토막이 났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4만9천명 줄었다.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도매 및 소매업(-6만1천명)과 제조업(-6천명) 등 주요 산업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만3천명), 정보통신업(7만2천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6만5천명) 등 산업은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하반기 건설업 부진이 예상보다 심해지고,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도 둔화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당초 정부 전망보다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 20대·40대 취업자 감소…쉬었음, 모든 연령대서 늘며 '역대 최대'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26만 6천명, 30대에서 9만명, 50대에서 2만8천명 각각 취업자가 늘었다. 반면 20대는 12만4천명, 40대는 8만1천명 취업자가 줄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8만3천명, 임시근로자는 15만4천명 각각 증가했다.
일용근로자는 12만2천명 감소했다. 2012년 12만7천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만2천명)는 증가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4만4천명)와 무급가족종사자(-2만4천명)는 감소했다.
쉬었음은 전년보다 11만7천명 증가한 246만7천명을 기록했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쉬었음 인구는 뚜렷한 이유 없이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들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쉬었음은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상승했다. 청년층인 20대(1만8천명), 30대(2만9천명)는 물론 중·장년층인 40대(1만2천명), 50대(1만4천명), 60세 이상(4만1천명)에서도 '그냥 쉬는' 사람들이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전년보다 0.1%포인트(p)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4.5%로 전년보다 0.2%p 상승했다. 실업률은 2.8%로 1년 새 0.1%p 늘었다.
◇ 12월 취업자 '마이너스' 전환…일자리사업 종료 등 영향
'연말 고용한파'가 연간 통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천804만1천명으로 5만2천명 줄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월 47만3천명 줄어든 이후 3년 10개월 만의 마이너스다
건설업(-15만7천명), 제조업(-9만7천명), 도매 및 소매업(-9만6천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19만4천명, 40대에서 9만7천명 각각 감소했다.
조 과장은 "연말 직접일자리사업이 일시 종료되면서 공공행정·보건복지업 취업자가 줄었다"며 "조사 주간이 전년과 달리 12월 하순으로 늦춰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업자는 17만1천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실업자가 17만7천명(49.2%)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3.8%로 0.5%p 증가했다. 고용률은 0.3%p 감소해 61.4%였다.
◇ 정부 "1월부터 일시적 고용 부진 완화…내수 회복·일자리 창출 지원"
정부는 지난달 종료됐던 직접일자리사업이 이달 재개되면 일시적 고용 부진 용인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와 독감 유행 등 하방 요인도 생존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증가 폭 자체는 축소되겠지만, 고용률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정부는 고용 상황 개선을 위해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고, 취약 계층 고용 안정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상반기 중 민생·경기사업 70% 이상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8조원 수준의 경기 보강을 전개할 것"이라며 "내수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접일자리 사업을 신속하게 채용하고, 일자리 점검반을 중심으로 청년 등 고용 취약 계층 지원 방안도 면밀히 점검·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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