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차장이 야당대표에게 전화 하라해…부적절 행위라 판단·교체 건의"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오수진 기자 =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말 등 만찬 자리에서 '비상대권'을 언급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15일 부인했다.
조 원장은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선원 의원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만찬에서 '비상대권'을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그러한 사실이 없다. 비상대권이라는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여 전 사령관 등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2023년 12월과 작년 4월 만찬에서 비상대권을 언급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과 배치된다.
조 원장은 2023년 12월에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당시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용현 경호처장, 김명섭 합참의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자신과 함께 만찬을 한 사실은 "기억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작년 4월 신원식·김용현·여인형과 자신이 참석한 대통령 관저 만찬에 대해서도 "3∼4월에 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조 원장은 또 홍장원 전 1차장으로부터 윤 대통령의 정치인 등 체포 지시에 관한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과 언론 등을 통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체포 지시를 받고 이를 조 원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지난 6일 국회 정보위 위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 있다며 "홍 전 차장 본인이 정치인 체포 지시 받았다는 이야기를 아무한테도 안 했다고 본인 입으로 이야기했다"며 "지금 말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저는 홍 전 차장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홍 전 차장 교체 이유에 대해서는 "12월 3일 이후면 누가 봐도 엄중하고 민감한 시기인데 뜬금없이 국정원장보고 야당 대표에게 전화 한번 하라고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엔 아주 부적절한 정치 행위라고 판단했다"며 "이런 시기에 같이 일을 한다는 것이 맞지 않겠다고 그 다음날 대통령께 교체를 건의했다"고 답했다.
▲ 한편 조 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 점검 결과를 봤을 때 비상 계엄을 선포할 정도로 선관위 시스템이 심각한 문제였냐는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원장하기 이전에 진행된 일"이라며 "제가 판단하기는 상당히 어려울것 같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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