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재 때 받은 국민 도움 1만분의 1이라도 갚아야죠"

연합뉴스 2025-01-15 16:00:09

서천특화시장 상인, 하루 1천∼2천원씩 모아 65만7천원 기탁

서천특화시장 임시시장 내부

(서천=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신 국민들께 1만분의 1이라도 갚고 싶었어요."

지난해 1월 대형화재 피해를 본 충남 서천특화시장 상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하루 1천∼2천원씩 모은 65만7천원을 서천군에 기탁했다.

15일 서천군에 따르면 정희네 수산 박정희 대표는 3년 전 서천특화시장에 자신의 이름을 건 수산물 가게를 마련했다.

다른 일을 하다 여러 차례 실패해 빚까지 지고 있던 차에 서천특화시장 내 다른 상인의 점포에서 종업원으로 2년간 일하며 시장 일을 하나둘 익힌 끝에 자신의 가게를 장만한 것이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일하며 편찮으신 엄마를 모실 수 있었고, 상인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뼈대만 남은 서천특화시장

하지만 어느 정도 시장에 적응하던 지난해 1월 22일 밤 대형화재로 서천특화시장 수산물동과 식당동, 일반동 내 점포 227개가 모두 타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말았다.

박 대표는 아침에 눈을 떠도 갈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하던 중 전국에서 답지하는 성금과 구호물품에 감동했고, 지난해 4월 개장한 임시시장에서 다시 장사를 시작할 때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국민들의 십시일반 도움이 정말 고마웠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조금이나마 나눔을 이어가고 봉사단체도 만들어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들 가운데 친한 동생에게 기부 사실을 전했더니 그 동생도 하루 1천원씩 모아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했다"며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기탁한 성금은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