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터졌소이다!' 내달 2∼4일 제주 곳곳서 탐라국입춘굿

연합뉴스 2025-01-15 14:00:11

제주민예총 주최, 제주도 후원, 25개 읍·면·동 참여

2025 탐라국입춘굿 설명하는 김동현 이사장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을사년 봄의 시작을 알리는 탐라국입춘굿 '봄, 터졌소이다!'가 펼쳐진다.

㈔제주민예총은 오는 2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제주시와 서귀포시 일원에서 2025 을사년 탐라국입춘굿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본행사는 내달 2일 거리굿, 3일 열림굿, 4일 입춘굿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오는 20일부터 내달 1일까지는 소원지 쓰기, 굿청 열명 올리기 및 기원차롱 올리기, 12달 복항아리 동전 소원 빌기, 낭쉐(나무로 만든 소) 전시, 입춘등 달기 등 온오프라인 시민 참여형 입춘맞이가 이어진다.

제주목 관아에서 열리는 본행사 첫날 거리굿은 춘경문굿, 새봄맞이 마을 거리굿, 세경제, 입춘휘호, 사리살성, 낭쉐코사로 구성됐다.

마을 거리굿은 25개 읍·면·동이 각 마을의 무사안녕과 가내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거리굿이고, 사리살성은 항아리를 깨뜨려서 모든 액운을 내보내는 의식이다.

낭쉐코사는 나무로 만든 소를 모시고 금줄을 친 뒤 고사를 지내는 의식이다.

입춘

둘째 날 열림굿은 입춘 성안 기행, 주젱이·허맹이 시연 및 체험, 칠성비념, 공연마당으로 이어진다.

주젱이는 칠성신을 모시는 주저리와 업주저리를, 허맹이는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하는 짚으로 만든 사람 모형을 말한다.

칠성비념은 주젱이 앞에 제단을 차려 풍요를 비는 굿의 한 과정이다.

공연마당에서는 노는조합의 봄 비나리, 유치원생 3개 팀의 봄노래, K-Kick 아트 컴퍼니의 태권무, 전통창작소 사니의 줄타기 등 공연과 큰대 세우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날 입춘굿은 영감놀이보존회의 초감제, 제주큰굿보존회의 자청비놀이, 제주큰굿보존회와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본회의 말놀이와 세경놀이에 이어 낭쉐몰이, 입춘굿탈놀이, 허맹이답도리, 막푸다시(푸닥거리) 등으로 막을 내린다.

본행사 기간 참여 마당에 입춘천냥국수, 입춘주전부리, 토종씨앗나눔, 소농직거래장터, 윷점, 춘첩쓰기, 복을 담는 열쇠고리인형 만들기, 낭쉐뿔 만들기, 떡메치기, 입춘극장 그림자극 등이 마련된다.

'봄이 성큼'…탐라국 입춘굿

제주민예총은 탐라국 시대부터 전해졌던 입춘굿을 1999년 축제의 형태로 복원해 현재까지 이어오며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발전시켜 왔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왜 굿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제주적인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 굿이었다"며 "제주 굿은 제주의 공동체적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제주적인 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의 굿은 굿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래와 춤, 놀이가 함께 진행되는 종합 의례이자 종합 예술"이라며 "21세기 이 혼란한 시대에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지혜"라고 강조했다.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