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기준원,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반대' 권고

연합뉴스 2025-01-15 13:00:08

경영권 보호 수단 우려…'소수주주권 보호 취지로 보기 어렵다' 판정

고려아연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의 임시주주총회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SG기준원은 전날 기관투자자에게 이런 내용의 의안 분석 보고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로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할지를 결정한다. 고려아연 1대 주주인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과 회사의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은 작년 9월부터 고려아연 이사회의 지배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애초 소수 의결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알려져 있으나, 이 방안이 통과되면 주총 표 대결에서 최 회장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된다.

최 회장 측은 영풍·MBK보다 지분이 적고 여러 우호 세력과 특수관계자에게 주식이 잘게 나뉘어 있어, 의결권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ESG기준원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애초 정관에서도 배제한 집중투표제를 갑자기 도입하는 것이 이례적이며, 소수주주권 보호라는 취지에 부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최 회장 측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투표제가 변질할 수 있어 도입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ESG기준원은 이사회 후보에 관해서는 영풍·MBK 측이 추천한 후보 7명은 찬성을 권고하고, 최 회장 측의 후보 7명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로벌루이스는 이번 집중투표제에 대해 각각 반대와 찬성으로 엇갈린 권고를 내놨다.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