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금융자산 1억원 넘었지만…기혼 80%는 노후 준비 부족"

연합뉴스 2025-01-15 13:00:07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결혼 비용 평균 2억원 넘어"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이 처음으로 1억원대에 진입했으나, 기혼 10가구 중 8가구는 노후 자금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15일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1억178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9천49만원)보다 1천만원 이상 오르면서, 처음 1억원대에 진입했다.

금융자산

금융 소비자들은 안정형 저축상품에 예치한 자금과 대기성 자금 예치 비중을 줄이고, 투자·신탁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입출금/예·적금 비중은 2023년 45.4%에서 2024년 42.7%로 2.7%포인트(p) 내린 반면, 투자·신탁 비중은 같은 기간 26.1%에서 29.5%로 3.4%p 높아졌다.

특히 30대 밀레니얼 세대(29∼43세)가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밀레니얼 세대의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 비중은 지난 2023년 22%에서 지난해 28%로 확대됐다.

투자상품 별로는 한 계좌에서 안정·투자 상품을 다양하게 거래할 수 있고 절세 혜택도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주식과 외화예금 가입이 늘었다.

절세 등을 고려한 안정형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1년 내 상품별 자산 예치 의향을 조사한 결과 ISA, ETF, 정기예금, 해외주식, 개인형 퇴직연금(IRP), 외화예금, 정기적금 모두 지난해보다 올해 투자 의향이 높아졌다.

디지털자산(1.6%→3.4%) 역시 투자 의향이 확대돼, 금융소비자들이 가상자산의 가능성을 다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주식과 펀드 투자 의향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기혼 가구 노후 준비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10가구 중 약 8가구(77.0%)는 노후를 준비 중이나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하지만 준비하지 못한다는 가구도 11.9%에 달했으며,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10.6%뿐이었다.

기혼 가구의 현재 총자산 평균은 6억7천만원으로, 은퇴 시점까지 9억2천만원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자금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12.8%뿐이었다. 부족하다는 가구가 51.1%로 절반을 넘었고, 보통이라는 응답은 36.0%였다.

노후 자금이 충분할 것이라고 답한 가구의 평균 예상 노후 자금은 18억6천만원에 달했다.

전체 평균(9억2천만원)의 2배, 부족하다고 응답한 가구 평균 예상 노후 자금(5억7천만원)의 3배 이상이다.

연구소는 "노후 준비가 충분한 경우 부동산과 투자상품, 개인연금 활용 의향이 높았지만 반대인 경우 국민연금이 절대적이었고 퇴직연금과 주택연금 의존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자산 운용 시 노후 대비용 저축을 별도로 마련하고 개인연금을 미리 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결혼 비용

한편 미혼 10명 중 4명(40.8%)은 결혼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3명(32.7%) 비혼을 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계획 중이라는 응답자는 전체의 26.6%였다.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와 현재 결혼을 준비하는 예정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 비용 평균은 2억1천227만원으로 집계됐다.

신혼부부들은 평균 2억635만원을 지출했으며, 결혼 예정자는 2억2천541만원을 쓸 것으로 예상했다. 결혼 비용이 해마다 약 1천만원씩 높아진다는 게 연구소의 해석이다.

부부는 결혼자금의 약 77%를 자력으로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신혼부부 10명 중 6명(58.8%)은 결혼자금을 마련하면서 대출을 활용했다. 또한 이 6명 중 4명(38.5%)은 결혼자금 절반 이상을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7월 20∼64세 금융소비자 5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s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