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조기 소진에 올해는 규모 줄어…제때 대출받지 못해 피해 잇따라"
(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이 조기 소진돼 피해를 보고 있다며 충남의 젊은 농업인들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는 15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부족한 정책자금을 증액하고, 선별식 정책자금 배정 방식을 철폐하는 등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연합회와 충남도에 따르면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청년농(40세 미만)과 후계농(50세 미만·영농경력 10년 미만)에게 세대 당 최대 5억원의 농업자금 이차보전을 하는 사업이다.
대출금리는 연 1.5%에 5년 거치 20년 원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이다.
청년·후계농에 선정된 이후 5년 이내에 상시 신청할 수 있다.
정부의 육성 정책에 따라 청년·후계농이 늘어나면서 2023년 11월, 지난해는 8월께 2년 연속으로 대출 규모 8천억원이 모두 소진돼 지원받지 못한 농업인들이 발생했다는 게 연합회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도별로 육성자금 지원 대상을 선정하라는 지침이 내려오면서, 지난 9일 기준으로 충남에서만 454명이 신청해 123명(27%)만 선정됐다.
전국적으로는 3천796명이 신청했지만, 996(26.2%)명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대출 규모가 6천억원으로 줄어들어 대출받지 못하는 청년·후계 농업인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연합회는 농업 특성상 적기에 대출받지 못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연합회 관계자는 "대출받아 농지를 구입해 시설하우스를 지으려고 했던 농업인들이 정책사업이 끝나는 바람에 계약금을 날리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며 "정부 육성자금을 믿고 세웠던 영농 계획이 하루아침에 불투명해져, 계약 파기나 빚 독촉 등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채 청년·후계농 인원 늘리기만 급급해 이 사태는 오래전부터 예견됐다"며 "청년·후계농 선정 때는 자금 지원을 약속해 놓고 올해부터는 육성자금도 정부가 '선별'해서 준다면서 나 몰라라 한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정부에 예산 증액을 계속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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