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국 아르메니아, 美와 안보협력 확대 협약…러 이탈 가속

연합뉴스 2025-01-15 11:00:14

미 국무 "점점 더 강력한 파트너 되고 있어…지역에 이익"

아르메니아 외교 "민주적 제도, 경제 촉진에 미국 역할 중요"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우)과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교 장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옛 소련 연방국이자 러시아의 전통적 동맹인 아르메니아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안보협력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한 아라라트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교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협약서에 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공동 서명식에서 양국이 국방·경제·민주주의 분야에서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아르메니아의 안보 및 방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특히 아르메니아가 독립·주권을 주장하는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며 "이는 우리 두 나라와 지역, 그 너머의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약에 따른 구체적인 조치로 미국은 아르메니아에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전문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미국은 아울러 아르메니아와 원자력 협력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아르메니아는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위한 미국 주도 연합인 '국제연합군'(Global Coalition to Defeat ISIS)에도 가입하기로 했다.

미르조얀 장관은 "우리는 아르메니아의 독립,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 없는 미국의 지원을 높이 평가한다"며 "아르메니아의 민주적 제도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촉진하는 데 대한 미국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 국가들의 군사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회원국으로 러시아와 오랜 동맹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했을 때 자국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는 불만 등이 쌓이면서 러시아와 점점 거리를 두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CSTO를 탈퇴하겠다고 경고성 선언을 한 뒤, 같은 해 카자흐스탄에서 실시된 CSTO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지난 9일 시민 발의로 의회에 제출된 '아르메니아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 개시에 관한 법률' 초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EU 합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