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 3차 달 탐사선 오늘 발사…45일 후 '달 착륙' 시도

연합뉴스 2025-01-15 11:00:13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무인 착륙선 '블루 고스트' 첫 임무 나서

NASA 과학 장비 10개와 한국 시조 포함된 시집 등 탑재돼 눈길

일본업체 아이스페이스 달 착륙선도 같은 로켓에 실려 함께 발사

미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 게시된 '블루 고스트' 임무 홍보 이미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민간 우주기업이 만든 무인 달 탐사선이 15일(현지시간) 달을 향해 출발한다.

14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따르면 미 텍사스에 본사를 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의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가 미 동부시간 15일 오전 1시 11분(한국시간 15일 오후 3시 11분)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는 지구 궤도와 달 궤도를 도는 약 45일간의 비행을 거친 뒤 오는 3월 초에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착륙 목표 지점은 달 앞면의 북동쪽 사분면에 있는 큰 분지 '마레 크리시엄'(Mare Crisium; 위난의 바다) 내의 몬라트레이유(Mons Latreille)라 불리는 고대 화산 지형 근처다.

달 표면에 착륙한 뒤에는 달이 밤을 맞을 때까지 약 14일 동안 작동하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에는 위성 항법 실험을 비롯해 방사선에 적응하는 컴퓨터, 달 먼지를 닦아낼 수 있는 자동 세척 유리, 달의 토양 샘플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기기 등 과학 도구와 기술을 시연하는 장비 10개가 탑재됐다.

시카고의 한인 비영리 문화재단인 세종문화회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되는 블루 고스트에는 예술 작품을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실리는데, 여기에 한국 시조 작품도 포함돼 있다.

블루 고스트의 크기는 직경 3.5m, 높이 2m이며 안정적인 착지를 위한 발 4개가 달려 있다.

미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

파이어플라이의 달 착륙선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미국의 민간기업이 NASA와 함께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통산 3번째다.

NASA는 달 탐사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저렴하고 빠르게 달 탐사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2018년부터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이후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여러 기업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다가 착륙 시도를 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고, 그다음으로 작년 2월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노바-C)를 달 남극 인근 지점에 착륙시키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오디세우스는 미국 우주선으로는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에 달 표면에 착륙했는데, 착륙 과정에서 우주선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태양광 패널 등의 작동에 지장이 생겨 수명이 단축됐고 이에 따라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파이어플라이의 제이슨 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NASA의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파이어플라이는 발사 준비를 마쳤다"며 "블루 고스트는 달 표면에 착륙하기 전에도 달로 가는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과학 데이터를 NASA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수집한 연구 결과는 미래의 우주 탐험을 가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우주 날씨와 다른 우주적 힘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김 CEO는 미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항공우주·방산업체 노스럽 그러먼, 레이시온 등을 거쳐 보잉 자회사인 '밀레니엄 스페이스 시스템스' CEO로 있다가 작년 10월 파이어플라이의 CEO로 영입됐다.

2017년 설립된 파이어플라이의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 'AE 인더스트리얼 파트너스'다.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로켓에 탑재된 모습

한편 이번에 달 탐사선을 로켓 팰컨9에 실어 우주 궤도로 보내는 임무를 맡은 스페이스X는 블루 고스트와 함께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도 함께 로켓에 탑재해 발사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리질리언스는 4∼5개월의 우주 비행을 거친 뒤 달 착륙을 시도한다.

아이스페이스는 2023년 4월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착륙선이 연료 부족으로 급강하해 달 표면과 충돌하면서 실패한 바 있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