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출몰 소문' 일본 총리공관에 이시바, 취임 석달 만 입주

연합뉴스 2025-01-15 11:00:13

1932년 쿠데타로 공관서 당시 총리 암살되기도

도쿄 나가타초에 있는 일본 총리 공관 전경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중의원(하원) 의원 숙소에서 나가타초에 있는 총리 공관으로 이사했다고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공관 점검과 수리 작업을 거쳐 지난해 10월 취임 후 약 3개월 만인 지난 12일 입주했다.

일본에선 정부가 마련해 주는 고위 공무원 숙소를 '공저'(公邸·공관), 집무 공간을 '관저'(官邸)라고 부른다.

공관은 총리 관저와 같은 부지 내에 있으며 걸어서 1분 정도에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관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재해 등 긴급 시에 총리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공관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너무 넓어서 사용하기 어렵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앞으로 의원 숙소도 계속 이용할 방침이다.

의원 숙소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집권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 등 각료와 당직자들이 살고 있어 총리는 그동안 정국 상황과 관련해 숙소 내에서 이들과 의견 교환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총리 공관은 1929년에 지어진 옛 공관을 개보수해 2005년 4월부터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자택에서, 그의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중의원 의원 숙소에서 각각 지내며 관저로 출퇴근했다.

이후 2021년 10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다시 공관을 거처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베와 스가 전 총리가 총리 공관을 비운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1932년 해군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로 당시 총리가 암살된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억측이 나돌기도 했다.

일본 총리 공관은 입주했던 총리들 가운데 단명하거나 불운한 결말을 맞은 사례가 나오면서 '터가 좋지 않다'라거나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