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글래스루이스가 지지 권고" vs MBK·영풍 "편향적"(종합)

연합뉴스 2025-01-14 19:00:08

MBK 측 "의혹적 투자 언급 없고, 현 이사회 독립적으로 평가…공신력 의심"

고려아연 "현 경영진 성과 인정·적대적 M&A에 명백한 반대 입장 표명"

고려아연 본사 로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송은경 기자 =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오는 23일 예정된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 측의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하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14일 "편향적이며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MBK·영풍은 이날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사법당국의 조사를 앞둔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물론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 홀딩스 등 의혹이 가득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최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글래스루이스는 최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만 했던 고려아연 현 이사회의 7명의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며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이 보고서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은 장기적 성장과 가치 창출을 달성한다는 명시된 목표를 가지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선전한 반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새로운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줄이고 단기 수익을 우선시할 것을 옹호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서도 MBK·영풍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글래스루이스가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를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찬성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을 권고한 것을 두고도 MBK·영풍은 "모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아예 틀린 사실관계도 담겨 있다면서 보고서에 최 회장은 고려아연 지분 9.8%를, 부친인 최창걸 명예회장은 0.91%를 보유하고 있다고 기재돼 있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이보다 적은 지분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은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대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완벽하게 들어준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는 물론 국내 주요 자문사까지 현 경영 체제 유지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재무·경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3일 임시 주총에서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전원에 대해서는 찬성을, MBK·영풍 측 추천 후보 14명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고려아연은 "글래스루이스가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대해 모두 찬성을 권고하고, 영풍·MBK의 이사회 개편 주장을 지지할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며 "어떤 상황이건 MBK·영풍 측의 적대적 M&A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 측 역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에 공감하고, 회사의 장기적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합리적 의견을 내는 구성원이 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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