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수 입장 강조…존재감 상승에도 "선거 의식한 것 아냐"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이 최근 TV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보수 패널'로 잇따라 출연하고 있다.

교수 출신인 박 시장은 과거 JTBC '썰전'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합리적인 '보수 논객'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근 탄핵정국 속에서 'TV토론'에 잇따라 초청받아 중도 보수의 목소리를 내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정치적인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40분 JTBC '신년토론' 생방송에 박 시장이 출연한다.

이번 토론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이 참여해 최근 탄핵정국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탄핵 심판, 조기 대선 가능성 등을 전망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에 대한 정치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민생 안정을 강조했던 박 시장은 지난달 26일 TV조선 토크쇼 '강적들' 녹화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도 보수 논객'으로서 본격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12월 28일에는 채널A 토론 프로그램 '대한민국 정치를 말하다'에 패널로 참여했고 새해 들어 지난 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출연했다.

박 시장은 최근 탄핵정국과 체포 영장 집행 등과 관련해 "비상계엄은 대단히 부적절한 조치이며 대한민국에 엄청난 충격과 혼란을 가져왔다"면서도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은 국격과도 관계가 있는데 체포해서 구속 수사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 탄핵 사태의 원인과 관련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타협과 합의를 통해서 만드는 것이 삼권분립이고 의회민주주의인데 이것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며 "입법 권력이 과잉 행사를 해왔고 대통령은 계엄이라는 충격적인 형태로 사용하는 권력 게임으로 나타나면서 정치와 국가, 민주주의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의 '1987년 헌법'은 이미 한계가 왔다"며 "수도권 일극화, 저출산, 저성장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권한을 나누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분산하는 분권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부산혁신회의는 "박 시장과 국민의힘이 부산 시민 앞에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았다"며 "석고대죄도 시원찮은데, 오히려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수괴의 체포마저 방해하고 나섰다"고 박 시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방송사로부터 TV토론 출연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거를 의식해서 출연하는 것은 결코 아니고 이번 사태를 국민과 정치권이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국민통합에 대한 목소리를 전달해달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