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로, 개헌 거듭 촉구…"승자독식 깨고 권력 분산해야"

연합뉴스 2025-01-14 17:00:07

尹체포영장 집행 문제에 "체포 옳지 않아" "자진 출두해야"

한국 정치 미래를 위해 모인 원로들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여야 정치 원로들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개헌 논의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전직 국회의장·국무총리·당 대표들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 모임'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지난달 31일에 이어 2차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해 김진표·박병석·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운찬·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서청원·손학규·전병헌·김무성 등 여야 정당 전직 대표들이 참석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제와 같은 승자독식 구조를 깨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현재 이 위기 상황은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작용에서 오는 문제"라며 "권력분산형 개헌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의 문제는 대통령의 무제한적 권력 남용보다 행정부 권력과 의회 권력의 충돌"이라며 '의원내각제'를 주장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개헌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하며 타협안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를 제시했다.

한자리에 모인 정치 원로들

개헌 시기를 두고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진표 전 의장은 "대통령 선거 전에 개헌은 불가능하고 대통령 선거와 같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선(先) 개헌·후(後) 대선'이 돼야 한다"며 "대선 전에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한 대통령 선거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거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문제와 관련해선 원로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김무성 전 대표가 "현직 대통령이 국민이 보는 앞에서 체포돼 가는 모습은 없어야겠다"고 운을 띄우자, 손 전 대표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무력 충돌 위협까지 하면서 대통령을 당장 체포하고 구속하는 게 맞느냐"고 거들었다.

반면 정세균 전 총리는 "수사를 여러 번 기피했기 때문에 체포영장이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법을 존중해야지 그걸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도 "이건 법치와 민주주의를 본인 스스로 짓밟아서 발생한 일"이라며 "대통령이 스스로 출두하겠다고 약속해 이 문제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chic@yna.co.kr